에디터. 조희진 글 & 자료. 필로디자인건축 design-philo
‘상평재’가 있는 용인 주택단지는 70~80평 크기로 나뉜 200세대 남짓한 집들이 어우러진 동네이다. 택지 조성 당시에 지어진 2층 규모의 닮은꼴 주택들이 많이 자리 잡고 있다.
대지를 답사하고 든 첫 생각은 이 동네의 고요한 풍경을 해치지 않으며 원래 있었던 집처럼 눈에 띄지 않는 집으로 보여야겠다는 것. 건축주가 원한 집의 스타일을 단어로 표현하자면 ‘단순함’, ‘개방감’, ‘세련됨’이다. 이와 함께 패시브하우스Passive House 의 기술 요소를 최적화시킨 ‘쾌적한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단순하고 평범해 보이지만 동시에 특별한 것이 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듯 친숙한 끌림이 있는 공간을 목표로 했다. 붉은 벽돌의 거친 마감으로 이뤄진 모던한 형상의 외벽 마감은 수평 쌓기와 수직 쌓기로 높이와 볼륨을 달리했다. 흔한 벽돌이지만 수평, 수직 쌓기를 통해 단순하지만, 세련된 표정을 만들었다. 다소 강할 수 있는 붉은 톤의 건축 외관은 검정 톤의 외부 담장과 바닥에 의해 차분해지고, 그 위에 녹색 식물을 담아 생기를 줬다. 주택을 정남향에 배치해 햇빛을 통해 그 공간에 풍부함을 만들어 내어 건축주에게 자연이 주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싶었다.
건축주가 요구하는 공간을 모두 담기엔 73평의 대지는 작았다. 그래서 공간을 쌓고 층별로 성격을 나눴다. 1층은 넓고 개방성 있는 거실과 주방을 중심으로 손님방을 만들었고, 2층은 업무 공간과 취미 활동 공간, 부부 침실로 분류했다. 1층 거실과 손님방은 정원과 맞닿도록 배치했고, 주방 공간 옆에 있는 코너 창과 필로티라는 건축적 프레임 안에 작은 중정을 담아냈다. 중정을 따라 복도를 두고 있어 정원 풍경의 변화를 실내까지 연결할 수 있도록 했다.
2층 공간은 오롯이 부부만의 공간으로 각자의 업무 공간을 독립적으로 나눠 집중과 휴식, 편안함과 창의적인 역동성을 담아냈다. 집중할 수 있는 각자의 개인공간과 침실로 인해 일과 휴식 공간의 연속성이 있어 능률과 만족은 배가 된다. 충분한 혼자만의 시간이 함께하는 시간을 풍요롭게 한다. 주변에 의해 방해받지 않는 수면을 위해 완전히 독립된 안방을 계획했고, 옆으로 드레스룸과 화장실을 나란히 배치했다. 화장실 사용 시 생길 수 있는 소음을 줄일 수 있는 동선을 계획해 더욱 쾌적한 환경을 조성했다.
개방감과 세련됨을 높이고자 구간별로 전체적인 천장 높이와 방문, 창문의 높이를 통일시켜 시선의 거슬림이 없도록 했으며 섬세한 기능적 디테일을 결합해 활용도를 높였다.
‘상평재’는 독일식 패시브하우스 인증을 받은 난방 성능 3.8L 주택이다. 건축물의 단열, 기밀, 차양, 환기 등의 기능적 요소는 패시브하우스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건축물의 단열성능이 높아질수록 환기를 통한 에너지 손실의 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에 건축물의 기밀은 에너지 절감과 결로, 침기를 줄이게 돼 가장 중요한 거주자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다. 외부, 내부의 철저한 기밀 층 시공을 원칙으로, 입주 후 기밀테스트(Blower Door Test)를 실시해 원했던 성능 수치를 확보할 수 있었다.
남측, 서측에 전동식 차양장치를 설치해 태양 광선을 차단할 수 있게 했다. 여름철에는 태양 광선으로부터 유입되는 열을 차단하되 겨울철에는 실내로 유입시켜 냉난방 부하를 절약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건강하고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실내 공기 질(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유해 물질 등)은 매우 중요하다. 독일 PHI 인증을 받은 고성능 열회수 환기장치를 설치해 외부의 오염된 공기, 미세먼지, 꽃가루 등을 차단하고 일년내내 신선한 공기를 공급해 수면, 집중력을 촉진하며 쾌적한 공기 질을 유지해 거주자의 건강을 보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