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윤정훈 글 & 자료. design by 83
“바다에 이르러 강은 이름을 잃어버린다. 강과 바다 사이에서 흐름은 잠시 머뭇거린다. 강은 바다의 일부가 되어 비로소 자기를 완성한다.” (허만하, ‘낙동강 하구에서’)
호텔은 일 또는 관광을 목적으로 공간에 머무는 이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와 휴식을 제공하는 곳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목적에서 나아가 ‘지역적인 아름다움과 문화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면 어떨까’라는 물음에서 디자인을 시작했다. ‘티티호텔’은 부산을 상징하는 낙동강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 위치한다. 클라이언트와 만나 처음 사이트를 둘러본 후 장소 정체성이 확연히 드러나는 디자인을 제안했다.
일반적인 호텔 로비가 갖는 럭셔리하고 장식적 이미지와는 대조되는, 심플하면서 지역적인 아름다움을 담기 위해 고민했다. ‘부산’하면 떠오르는 바다와 강에서 느껴지는 형태와 물결의 흐름, 따스한 햇살을 표현하고자 은박지를 마감재로 선택했다. 입구에 들어서면 파도를 연상시키는 웅장한 형태의 천장이 방문객을 반긴다. 은박지 마감으로 심플하면서도 빛을 머금은 듯 은은한 광택이 특징이다. 반면 카운터에서는 편안한 느낌을 주고자 자연 소재의 물성이 그대로 드러나 무게감이 느껴지게 디자인했다.
로비 오른쪽에 들어선 편의점은 기존의 편의점과 사뭇 다른 마감재를 활용해 아이코닉하게 연출했다. 엘리베이터 홀은 웅장한 파도를 닮은 로비와 달리 잔잔한 물의 일렁임으로 표현했다. 이에 워터웨이브 금속 패널을 천장에 시공해 디자인 콘셉트를 보다 직접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다.
20층에 위치한 레스토랑으로 올라가면 낙동강과 공원, 서부산의 풍경이 한눈에 보인다. 이러한 외부적 요소를 내부로 들이기 위해 스톤 타일을 사용, 자연 속에서 편안하게 식사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짙은 우드의 바닥 타일과 가구는 이러한 연출과 잘 어우러진다. 음식을 제공하는 뷔페 공간은 식사 공간과 차이를 두면서 조화를 꾀하고자 톤이 유사한 트래버틴 화이트 대리석으로 마감하고 무게감을 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