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김태진 글 & 자료. 드로잉웍스 Drawing Works
시간의 흐름을 다루는 초월적 공간
홍티 라운지의 공간 디자인은 홍티 브랜드의 정체성과 서사에 대한 건축가의 해석에서 시작되었다. 이곳은 투자 방식을 강연하는 곳으로 시간의 가치는 돈의 가치와 동등하다는 이념을 가지고 운영된다.
돈을 다루는 일은 속도라는 속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리고 각자의 방식대로 본성에 녹아들고 행동으로 드러나게 된다. 브랜드는 투자를 긴 시간 동안 스스로 다루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공간의 콘셉트는 강연이 이루어지는 라운지에서 고객들이 빠른 속도감으로 시간을 감각하는 것이 아닌, 공간의 분위기를 통해 여유롭고 편안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고안했다.
규모를 가늠할 수 없는 압도적인 분위기
돌덩어리의 무게감, 금속의 일렁임, 흙벽의 다공성, 천장 루버에서 새어나오는 빛, 알라바스타의 황홀한 조명이 공간을 압도한다. 각 재료는 고유의 물성과 건축구법으로 빚어져 우주와 같은 초월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 공간의 분위기를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 감독의 영화로 예를 들자면, ‘홍티 라운지’는 ‘인셉션’과 ‘인터스텔라’처럼 개인이 점유하는 공간에 따라 시간의 차이가 발생하는데, 그러면서도 거대한 스케일을 통해 심리적인 압박감과 긴장감을 유지하게 하는 장면들을 담아 전달한다.
라운지의 공간은 재료의 물성과 스케일을 다루어 압도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그 안의 사람들은 각자가 점유하는 영역을 넓어지고 인지하지 못할 정도의 시간이 흐를 것이다. 돈을 좇는 일은 성급하고 속도감이 빠르게 표현되기 마련이지만, 라운지에 있다면 여유로운 편안함 속에서 시간을 다르게 쓰게 하고자 라운지를 조성했다.
전체 공간은 두 개의 섹션으로 나뉜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홀에 들어서면 보이는 석재 라운드 테이블이다. 이는 고유한 흐름을 만드는 동시에 무게감 있게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나타나는 강연장은 흙벽의 적층과 천장의 곡면 루버 사이로 퍼지는 빛에 의해 신비로움을 갖게 한다. 이는 황홀한 색의 향연을 이루는 홍티의 브랜드 정체성과 내러티브의 표현이다. 건축가는 이 곳이 동서양을 막론해 초월적인 공간의 오마주로 공감각적인 관점을 보여줄 곳이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