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최성우 객원 글 & 자료. 권용현 RVMN 대표
FNC엔터테인먼트의 신사옥은 정적이지만 빠르고, 자연과 사람, 이동수단 등 모든 흐름이 교차되고 이어지는 서울 성수동 빌딩 사이에서 존재한다.
정사각형의 넓은 면적은 아니지만, 수직적인 매스와 커튼월 디자인으로 섬세하지만 강하게, 작지만 충분한 힘이 있는 이미지를 줄 수 있도록 집중했다. 외관에서 느껴지는 건축적 언어와 주변 경관에서 내뱉는 흐름의 언어를 자연스레 연결해 실내로 끌어들였다. 이는 외부와 내부가 흐르듯 이어져 하나의 언어로 해석되길 바라는 의도로, 건물 전체를 ‘선의 흐름’이라는 콘셉트로 디자인하는 시발점이 됐다.
1층 입구의 로비 공간은 FNC로 들어오는 첫 게이트이자 밖에서 바라봤을 때도 내부 이미지를 보여줄 공간이다. 그래서 내부의 전체적인 디자인 언어를 함축적으로 담아내 FNC의 주조색인 레드 계열 컬러를 적용해 볼륨감 있는 덩어리와 텍스처가 강한 마감으로 하나의 오브제로 보이도록 디자인했다.
2층 카페 공간은 FNC 임직원들과 더불어 외부 방문객들도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다. 외부의 선들이 내부까지 자연스럽게 유입되는 천정 디자인과, 출입구부터 시작되는 곡선으로 인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들어 공간 혹은 사용감을 집중할 수 있게 연출했다.
3층부터 시작되는 사무 공간은 실내의 답답함을 해소하고자 밝은 컬러를 적용했고, 부서의 특성 및 활용도를 고려해 요소들을 각각 배치했다. 층이 다르고 공간 구성도 다르지만 천정 조명을 선을 나타내는 언어로 연결, 사무 공간에서도 전체적인 디자인 흐름을 이어 나갔다.
더불어 반복적인 층별 구성이 지루하지 않게 중간중간 라운지를 두고 사무 공간과 시선을 차단 혹은 개방함으로써 지루함을 덜어냈다. 이는 업무와 쉼의 균형을 유도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0층 이상 고층부는 임원실과 촬영 스튜디오, 외부 손님과의 미팅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고층부는 저층부에서 보여준 밝고 캐주얼한 이미지와는 다르게 공간의 쓰임에 맞게 무게 있고 진중한 분위기와 이미지를 담아내는데 집중했다. 저층부는 선의 언어로 전개된 공간들이라면, 고층부는 선이 모여 만들어내는 매스로 풀어냈다. 강렬하고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는 규모감 있는 형태 속에 금속 디테일로 선의 흐름에서 반전된 디자인으로 전환된다.
스튜디오 라운지는 촬영에 중점을 둬 타공판 천정을 사용했고, 대신 조명 펜던트를 아래로 낮추고 간접적으로 빛이 퍼지도록 했다. 여기에 벽면을 사틴 유리로 마감, 빛을 머금는 공간으로 은은하고 세련된 공간의 모습을 더했다. 임원실과 대표실이 있는 공간은 단단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마감재를 차별화하고 컬러는 회색과 검정을 적절히 사용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주도하는 기업의 신뢰감과 감각을 담는 데에 집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