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현자연 인턴 글 & 자료. 공간지훈 GGJH
‘콤파일Compile’은 프로그램을 컴퓨터가 실행할 수 있는 형식의 기계어로 변환하는 동작을 의미한다. 개발자가 작성한 소스 코드를 0과 1로 변환하는 행위는 커피를 추출하고 전달하는 방식과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개념 자체를 부각하기보다는 카페라는 공간의 중심을 잡는 데에 활용했다.
차가운 성질의 스테인리스 스틸과 따뜻한 성질의 나무 소재를 적절히 활용했다. 과하지 않은 결의 무늬목은 공간의 조도와 어울리는 낮은 채도의 톤을 사용했다. 스틸과 나무의 조합이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게끔 가구부터 구조까지 같은 디자인 언어로 구축했다. 동적인 성격의 기계와 커피를 다루는 차분하고 정적인 공간이 조화를 이루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커피는 목표하는 맛과 향을 추출하기 위해 알맞은 도구와 환경을 조성해야만 한다. 정확한 명령어를 입력해야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는 컴퓨터 프로그램과도 같다. 공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레일은 이러한 맥락에 집중한 결과물이며, 의뢰인의 커피를 향한 고집을 상징한다.
바리스타가 커피를 만들어 고객에게 가는 과정까지 즐거운 체계를 조직하고자 했다. 음료가 레일을 따라 이동하는 방식은 ‘바리스타가 커피를 추출한 후에 고객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도 중요하게 생각한 결과였다. 방문객이 커피를 오래 바라보면서 매장이 추구하는 커피에 대한 신념을 더 잘 이해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