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현자연 인턴 글 & 자료. 보편적인건축사사무소 Office for Ordinary Architecture
수도권에 흩어져 살던 정씨 네 자매가 코로나를 기점으로 공동 육아와 교류를 위해 모여 살기로 했다. 파주에 터를 마련하고 상가를 운영하며 함께 살 수 있는 상가주택을 지었다. 1층에는 가족실 겸 직접 운영하는 목공방을 두었다. 가족실은 미취학 아동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자녀들이 어울리는 공간이다. 집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 다양한 직업과 취미를 가진 가족 구성원의 특성을 살리려고 했다. 2~4 층은 각 가정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한 층 전체를 쓰는 집, 복층 구조의 집, 세 개 층을 쓰는 집으로 배분했다.
1층 목공방의 후면은 공원과 맞닿아 있다. 후면 창가에 놓인 10인용 테이블은 공방 수업에도 필요하지만 가족이 다 같이 모이는 장소로도 역할한다. 아이들은 같이 자라야 한다는 신념으로 가족실엔 모든 자녀의 일정을 공유하는 게시판을 두었다. 아이들은 하교 후 모두 1층에 들러 가방을 놓고 간식을 먹으며, 책을 보고 이야기를 나눈다. 정기적으로 가족 회의도 열고 홈파티도 즐긴다.
아이들에게 물려줄 환경에도 책임감을 느낀다는 이들은 패시브 주택을 원했다. 단열 성능을 높이고 패시브 창호와 외부 전동 블라인드, 전열교환기 등을 적용해 저에너지 건물을 짓고자 했다. 특히 외부 블라인드는 일사 차단 외에도 프라이버시 보호 효과가 크므로 공원 쪽으로 완전히 창호를 개방하는 계획이 가능했다. 창의 개폐 정도에 따라 다채로운 입면이 연출되며, 외단열 시스템의 올록볼록한 입체감이 외관에 개성을 더한다. 저층부의 붉은 벽돌은 공원의 녹색과 대비되어 눈길과 발길을 끈다.
외관은 기능과 기하학적 질서를 따르지만 내부는 다양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정씨들이 모여 사는 ‘다정’한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