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조희진 인턴 글 & 자료. 제이앤피플 건축사사무소 JNPeople Architects
용인 동백지구에 엄마의 카페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엄마렐라 하우스’가 준공 되었다. 엄마가 꾸미고 운영하는 카페, 엄마가 행복한 집, 엄마의 행복감이 아이들에게 전해지는 집. 엄마의 공간과 마당, 엄마의 카페와 정원에는 가족의 이야기가 담긴다.
아이들이 행복한 집에 대한 고민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네 명의 아이들. ‘그런 아이들의 행복한 삶을 위한 집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물음으로 설계가 시작되었다.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넓은 마당일까? 재미있는 공간이나 다락일까? 가족 모두가 왁자지껄 함께 할 수 있는 커다란 거실과 식당일까? 다양한 아이디가 논의되었다.
어느 날 카페에서 미팅을 하는데 사모님의 조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는 아이들의 공간과 제 공간이 분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낮은 톤이었지만 설계 방향의 전환점이 될만한 내용이었고, 여러 방향으로 검토되던 공간구성의 방향성이 명확해지는 순간이었다.
엄마의 정체성을 담을 공간
아들 넷을 낳고 돌보는 일. ‘엄마’라는 이름의 헌신. 그리고 적지 않은 가사 일들과 그 속에서 불명확해져가는 정체성. 집이라는 공간이 살아 움직여 그 일을 대신해 줄 수는 없지만, 아이들을 돌보기에 효율적인 구조와 엄마의 개성을 담아낼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진다면 그 또한 나름의 대안이 될 것 같았다. 이렇게 설계 방향을 정하고, 엄마의 영역을 명확히 설정했다. 그곳을 꾸미고, 가꾸며, 정체성이 표현될 수 있기를 바랐다. 또한 그 과정 속에서 소소한 일상의 행복감이 얻어 지기를.
엄마와 아이가 함께 행복한 집
어릴적 기억을 돌이켜 보면 부모님의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나도 잔잔한 행복감을 느꼈었던 것 같다. 주방과 식당, 안방을 하나로 묶어서, 엄마가 일하고 쉴 수 있도록 엄마가 운영하는 카페 개념을 적용했다. 남편과 아이들은 언제나 드나들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그 공간은 엄마가 가꾸는, 엄마가 표현되는 공간임에 분명하다. 아이들도 그렇게 느낄 것이다.
각자의 개성과 선택적 커뮤니티
가족 구성원의 개성과 커뮤니티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공간은 우리가 추구하는 집의 모습이기도 하다. 어느덧 그런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숲을 바라보고 느낄 수 있는 가족실과 연계된 다이나믹한 다락공간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아들만 넷이다 보니 가족 구성원의 생활패턴을 고려해 세탁실을 2층에 두었고, 화장실 공간은 샤워실, 양치실, 소변기, 대변기를 분리 구획했다.
건축주와 함께 했던 시간 여행
남자 아이 넷을 키우는 일은 생각보다 힘겨운 여정으로 보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아이들과 아빠를 위한 집도 중요하지만, 이 집에서 많은 일을 맡고 있는 엄마가 더 배려를 받는 공간이 되었기를 바랐다. 효율적인 공간구성이나 동선에만 그치지 않고 그 이상의 무언가를 마련해 드릴 수는 없을까? 가사일과 육아에 지치지 말고, 사색도 하고 자신도 돌보는 공간을 누리며, 누구보다 아름답고 존중받는 여성이길 응원한다는 의미에서 ‘엄마렐라 하우스’라는 이름으로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