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최성우 객원 글 & 자료. 꼴 스튜디오
깊은 바다, 깊은 시선 Deep Sea, Deep See
해산물Seafood 샴페인 와인바 ‘하버Harbour’의 공간은 연안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인상과 특징을 담아 정제했다. 공간을 이루는 핵심 요소에는 모두 깊이 투영되거나, 반사하는 성격을 지닌 특징이 있다. 마치 석양이 질 무렵, 홀로 바다에 떠 있는 선박 위에서 느낄 수 있을 만한 정취를 상상하게 된다. 모랫바닥의 질감, 선박의 골조와 표면, 선박 내부의 빛 환경, 수면 위를 부유하는 빛무리에서부터 영감을 얻어 조합된 공간은 오래됨과 새로움, ‘신구新舊’의 경계 없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자 했다.
외부에서 바라본 모습은 연일 오가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신용산의 골목 풍경과는 그 궤를 달리하고자 했다. 독특한 푸른 색채의 파사드, 그와 대비되는 무채색의 내부 공간은 지나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바깥에서 내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면서도(public), 재료와 조명을 통해 만들어 낸 몽환적인 분위기는 적절하게 프라이버시를 유지하고자 의도했다(private).
천장을 가로지르는 대들보를 50년전 모습 그대로 보존했다. 대들보는 목조 선박의 굽어진 골조를 연상되면서 공간의 중심축으로써 무게를 잡아 주었다.
공간 안에 머무는 사람들은 모두가 동일한 높이에서 서로를 바라보게 된다. 서서 작업하는 쉐프와 앉아있는 손님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하여 각각 바닥 높이를 다르게 만들었다. 이는 쉐프와 손님들 사이의 심리적 거리를 가까이하는 효과와 더불어 공간 안에서 특정 인물이 도드라지기 보다는 공간과 음식 자체의 심미적 체험에 주목하도록 의도했다.
좌석 공간은 고급스러운 벨벳 의자와 연회석, 공간 곳곳에 배치된 작은 테이블로 친밀감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조명 또한 따뜻하고 차분한 분위기로, 친구들과의 밤 외출이나 로맨틱한 데이트에 완벽한 편안하고 매력적인 분위기가 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고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