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조희진 글 & 자료. 레스 건축사사무소 LESS Architects
‘자연과 건축은 어떻게 만나야 하는 것인가?’ 건축의 가장 오래된 본질을 담은 질문에 대한 대답을 구하고, 건축행위가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며, 주어진 자연을 건축의 일부로 혹은 건축을 자연의 일부로 담아내는 것이 중요한 프로젝트였다.
계곡을 사이에 두고, 언덕 위에 자리한 클럽하우스 부지는 랜드마크로 인식되는 지배적인 건축이 만들어지기에 완벽한 위치였다. 그러나 우리의 건축적 판단은 산과 강을 연결하는 계곡 사이의 솟아올라 있는 자연 그대로의 언덕 지형에 장소와 풍경을 양보하고, 그 뒤에 자리 잡도록 함으로써 개발로 인해 흐트러진 지형을 연결하는 지형적인 건축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섬강으로부터 연결되는 마을의 오래된 풍경을 보전하고, 강으로부터 오는 관광객과 보행자들이 자연스럽게 강과 계곡을 따라 걸으며, 지형과 자연스럽게 연결된 클럽하우스의 옥상 공원에 도달하게 된다.
클럽하우스에는 관광객과 지역주민, 골프장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위한 카페, 갤러리, 공원, 전망대, 공연장, 휴식시설이 위치해 모두에게 열린 하나의 문화시설로 작동하게 되고, 클럽하우스를 지나 뮤지엄 산과 트래킹 코스로 향하는 중요한 결절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자연 속에 더해진 지형으로 작동하는 클럽하우스는 다양한 레벨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자연과 연결되는 전이 공간으로 설계됐다. 여러 방향에서 접근하는 골퍼, 투숙객, 보행자, 관광객들을 위해 자연스럽게 들어와서 이동하며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됐다. 중정, 공간화된 계단, 램프, 테라스, 필로티 등의 건축적 요소들을 통해, 그곳에 오랫동안 자리했던 땅의 흔적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고자 했다.
화려함, 고급, 프라이빗한 시설로 인식되는 클럽하우스를 자연의 일부로,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지역의 커뮤니티 공간의 역할을 부여하고 싶었다. 건축은 자연에 순응하며, 더 나아가 지형의 일부로 작동해, 오랜 시간 그 자리에 있었던 자연과 경관의 회복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개발은 자연에 수많은 흔적을 남겼다. 남겨진 흔적을 드러내고, 공간과 건축 그리고 자연의 활용이 가능하게 했다. 부서져 나간 돌들은 다시 쌓여 벽이 됐고, 보행자와 사용자를 위한 공간을 만드는 데 다양한 조경 디자인 요소로 활용됐다.
사람이 사용하기 위한 땅의 레벨을 만드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거대한 암반들은 자연 속에 그대로 노출함으로써 물과 바람에 씻겨 나갔고, 시간이 자연스러움을 만들어 줬다, 살아 숨 쉬던 식생과 나무는 그 생명을 더 잘 유지할 수 있도록 자기의 자리를 찾아줬다.
건축은 막힘 없이 수직, 수평으로 연결되고, 자연과 다양한 만남의 방법을 제시한다. 먼 곳의 경치, 가까운 곳의 풍경, 바라보는 자연, 만져지는 자연, 바닥의 자연, 눈높이의 자연, 하늘과 맞닿은 자연을 체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