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김태진 글 & 자료. MLNP 건축사사무소
오랫동안 단독주택에서 가족들과 함께 사는 꿈을 가져온 건축주는 집에 대해 바라는 점들이 비교적 소박했고 명확했다. 가족 구성원과 그들이 공간에서 바라는 점을 각각 살펴보면, 방에 조그마한 텃밭이 붙어있길 원하는 어머니, 정원 가꾸기를 좋아하는 아내, 성인이 되어서 자기만의 독립된 공간들이 필요한 두 자녀로 구성되어 있다. 건축주는 자녀들의 독립된 공간을 주면서도 가족간의 교류가 있는 공간을 원했으며, 동시에 집안 모든 공간에 햇빛이 잘 들면서도 외부로부터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한 공간을 원했다.
중정과 세 개의 마당
건물 내부에 구성된 중정은 자연을 내부로 끌어들여 건축과 자연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내부공간들의 중심 역할도 수행한다. 1층 거실에 앉으면 시선이 자연스럽게 주방과 거실 사이의 조그마한 정원, 거실 바깥쪽의 선형의 마당, 건물 중심의 중정, 그리고 2층 테라스까지 이어진다. 이러한 시선의 교류를 통해 내부 공간들이 조금 더 연결성을 갖게 되고 건축주 부부와 어머니가 머무는 1층과 자녀가 머무는 2층, 두 층이 조금 더 하나의 공간으로 느껴지게 된다.
외벽 마감, 두 가지 방식의 벽돌 쌓기
밝은 회색빛의 벽돌 마감은 자칫하면 너무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기에 파주 중정주택Courtyard House만의 특징을 주고 싶었다. 벽돌 마감의 일체감을 유지하기 위해 벽돌의 색이나 종류는 바꾸지 않고 쌓는 방식만 살짝 변형하였다. 건물의 대부분은 벽돌을 장방향으로 일정하게 쌓아올렸으나 2층의 일부분은 장방향과 단방향의 벽돌을 교차로 쌓아올렸다. 다른 외벽마감보다 살짝 튀어나온 단방향의 벽돌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그림자를 만들어내며 건물에 입체감을 더해준다. 또한 이를 통해 분명하면서도 부드러운 매스의 분절을 보여준다.
경사지붕을 이용한 디자인과 실용성
중정을 둘러싼 두 개의 매스의 지붕은 경사지붕과 평지붕을 따로 적용해 리듬감을 주었고, 위쪽 매스와 아래쪽 매스는 재료의 쌓기방식 변화를 통해 같으면서도 다른 느낌을 주었다. 경사지붕의 안쪽에는 다락을 계획해 깔끔한 집안정리를 원하는 가족들의 요구에 부응해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