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윤현기 글 & 자료. LKSA 건축사사무소
건축주는 장인의 마음으로 소중한 이들에게 따뜻한 음식과 가치있는 공간을 제공하고자 했다. 보통 건축을 이끄는 주된 인자는 합리적 사고를 기반으로 한 것이지만,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감정의 영역이 스며들 수 있도록 노력했다. 대지의 숨결을 느끼고 건축주의 삶의 궤적을 담고 건축의 본질을 향한 이야기로서 대지를 유영하는 하나의 선율을 만들고자 했다.
건축물이 오래 전부터 이 자리에 뿌리 내리고 있듯이 매만져가는 것이 이 곳에서 삶을 영위할 건축주를 위한 배려와 책임이라고 생각했다. 대지의 맥락을 건축에 담기위해 지형과 산세의 흐름을 건축에 연결했고 상이한 1, 2층의 프로그램을 고려하여 입면의 투과성을 결정했다. 이는 산세가 가진 양감의 흐름을 자연스레 받아내고 1층의 여백의 가치를 농밀하게 만들어내는 결과로 이어졌다.
산의 정직하고 고요한 형상과 높은 건물의 양감을 담기 위해 묵직한 덩어리로 구성했다. 그 곳에서 유영하는 사람들이 빛의 농담이 빚어내는 긴장과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동선과 정주의 공간을 뚜렷하게 배치했다. 또 대지 옆 도로 가까운 곳에 왕벚꽃나무와 관목을 심어 방문자가 대지에 들어서는 동안에 느린 시간을 선물하고자 했다.
내부는 프랑스 가정식 레스토랑이라는 프로그램의 속성이 갖는 다양한 색과 맛, 향이라는 변주를 배경으로 노출 콘크리트와 나왕합판의 상보적인 단아함으로 공간을 구성했다. 바닥은 콘크리트에 푸른색 종석을 직접 흩뿌리고 폴리싱 해 빛을 머금은 푸른 바닥면이 회색 공간에 싱그러움을 더한다. 미리 계획했던 조명 및 각종 설비들은 정제된 공간에 단아함을 더한다.
2년 가까이 실내 구성부터 조경에 이르는 모든 부분을 건축주와 함께 만들어가면서 건축의 가치와 범주가 결과뿐만 아니라 과정에서도 재정의 되길 바랐다. 곧 새로운 대지와 건축물에서 삶을 시작할 건축주와 방문자들이 생애에 소중한 추억 한 조각을 담을 수 있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