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자료. 제로투엔 건축사사무소 ZERO TO N 정리 & 편집. 김현경 수습 에디터
대지 위치의 제약
대지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으로 비교적 값비싼 지역에 위치한 반면, 4미터 이면 도로변에 인접해 열악한 가시성과 접근 환경을 갖고 있었다. 우리는 이면도로 틈 속에서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는 건축적 방식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건물의 틈
도시 법규의 제약 속에서 건축 개발 논리에 따라 형태를 만들다 보면, 하나의 큰 덩어리와 사선 제한에 의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테라스로 귀결되곤 한다. 우리는 제약을 수용하되 4m 도로변에서 답답함을 해소하고 지루함을 덜어내면서 실사용자들이 볕과 바람을 느낄 수 있도록 덩어리를 분절하고 층마다 테라스를 갖도록 계획했다. 또한 평면적으로 만든 남측의 틈을 지하까지 내려 환기와 채광이 원활한 지하공간을 만들어 공간 활용의 밀도를 높이기로 했다.
두 번째 스킨
대지가 남서측의 폭 4m 도로를 향해 있었기에 도로 건너편에 있던 신축 건물과의 프라이버시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서측의 깊은 태양빛에 대한 대응 방안을 고민해야 했다.
우리는 ‘두번째 스킨’을 두어 이를 해결하고자 했고, 깊은 햇볕이 주는 음영감이 독특한 입면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힌트를 얻어 스터디에 들어갔다. 경제성을 고려해 기존에 쓰던 재료를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에 관심을 가졌고, 노출 콘크리트와 어울리는 재료인 베이스 패널을 양각과 음각으로 사선으로 잘라내 서로 엇갈리게 다는 방식을 고안하였다. 저층부와 고층부의 매스에 잘 맞도록 서로 다른 스케일의 베이스 패널 모듈을 사용했다.
내부의 질감
외부에서 깊이감 있는 외관과 달리, 내부에서는 최대한 차분한 느낌의 공간을 연출하고자 했다. 유로폼 노출콘크리트와 노출면 후처리 방식, 발크로맷 패널, 미장 루버 벽면, 콘크리트 폴리싱과 같이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느낌의 질감을 적절히 배치하며 지루하지 않으면서도 차분한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