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이영은 학생인턴 글 & 자료. 건축사사무소 엠오씨 moc architects
부산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푸른 바다를 조금은 다르게 느끼길 바라며 이름 지은 ‘누블루’는 어선이 밤낮없이 드나드는 대변항을 마주한 대지에 수년간 카페로 운영되어 온 건물을 리노베이션한 프로젝트이다. 이름과 같이 호젓하고 조용한 주변 해안가의 카페들과는 달리, 멸치젓 곰삭는 냄새와 길거리 건어물 시장으로 활기찬 기장군의 생기가 담기길 바랐다.
기존 건물의 유리는 까만 필름으로 덮여 있어 안팎의 분위기를 공유할 수 없었고, 전면의 바다를 향해있는 2층 테라스는 염분으로 낡은 목재 데크와 어항 특유의 비린내가 더해져 방치되어 있었다.
이에 전면의 창호를 철거하고 기존의 2층 테라스 공간을 실내로 확장해 두 개 층 높이의 커튼월을 설치했다. 커튼월을 통해 거리의 활기가 내부로 여과 없이 스며들고 동시에 내부의 환한 분위기는 늦은 오후부터 어둑해지는 항구를 밝힌다.
노출콘크리트로 마감한 외벽은 주변의 어수선한 가로 풍경을 단정하게 하고, 내 외부 곳곳에 존재하는 브랜드 컬러인 블루를 돋보이게 했다.
기존 대지는 마땅한 외부공간 없이 건물과 주차장으로만 구분되어 있었다. 건축가는 건물이 주변 환경에 잘 스며들기 위해서 건물 주변에 적절한 외부 공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도로와 건물 사이의 레벨 차를 이용해 계단 두세 단 높이의 기단을 두어 1층 출입구와 주차장 사이에 손님을 맞을 수 있는 마당을 마련했다.
대변항을 바라보는 전면을 제외한 공간은 이렇다 할 매력 없이 그저 면적만 차지하고 있었는데, 벽을 일부 철거하고 정원을 계획한 결과 정오 이후부터 스며드는 햇빛으로 아늑한 공간으로 재탄생됐다. 새벽부터 느껴지는 대변항의 활기참이 사그라드는 늦은 오후가 되면 투명한 유리 너머로 환하게 빛나는 누블루가 그 활기를 이어가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