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김태진 글 & 자료. 온디자인건축사사무소 onadp
사례 없는 최초
2020년 9월, 전혀 사례가 없으면서도 지독히도 제한적인 환경의 도전적인 작업을 만났다. 강남구 웰에이징센터. 웰에이징센터는 문자 그대로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나이들 수 있도록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주는 센터라 할 수 있다. 당시 우리나라에 비슷한 이름을 쓰는 스포츠센터와 병원은 있었지만, 각각 운동 집중형이거나 환자 치료 목적의 경우여서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기 위한 노인 맞춤형 센터는 없었다. 이른바 ‘잘 나이 들도록 돕는 공공형 건강증진센터’ 사례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제한적 공간의 한계의 도전
또 다른 도전은 층고와 규모가 제한된 낡은 주차장 건물이 대상지였다는 것이다. 대상지는 지은 지 20년 된 주차장 건물로서, 추후 주차장 상부에 강남구 치매안심센터가 증축된 건물이었다. 웰에이징센터를 이곳에 마련하게 된 까닭도 치매안심센터와의 연계를 위해서였지만, 대상지인 공간이 주차장으로 사용 중이라, 층고가 2.3m 정도밖에 되지 않은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은 곳이었다. 이를 설계로써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시선의 분산’이었다. 사용자가 최대한 시선을 바닥으로 향하게 하기 위해 컬러 패턴을 적용하였고, 천정을 반 노출로 하여 답답하게 느끼지 않도록 디자인하였다. 하지만, 시공 중 설계와 다른 현장 상황들이 드러나기에 감리하면서도 전기 및 설비공사와 여러 차례 조율하며 지금의 안락한 공간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진심이 만들어 낸 첫 사례
웰에이징센터를 위한 프로그램 만들기는 통계학적으로 건강증진을 향상하기 위한 보건학 전문가인 서울대 성주헌 교수님의 연구와 자문을 토대로 시작되었다. 그렇게 강남구 보건소와 설계 사무소 이렇게 세 영역의 팀은 모호한 프로그램을 공간에 적용하여 시각화하고, 다시 제거하고 첨가할 것들을 점검하면서 프로그램-공간-운영의 역할을 공조하여 동시에 프로그램을 정립해 나갔다. 그렇게 최종으로 정립된 프로그램은 노인 맞춤형 근력 운동과 식단 관리, 그리고 신체 균형을 점검하는 신체검사로 골자를 이룬다.
세 영역의 전문가들은 진심으로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기에 운영하는 지금까지도 공간의 쓰임새나 이용자들의 불평이 없는 최고의 만족도를 보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웰에이징센터가 되었다. 지금은 만 1년을 넘어서 강남구 어르신들의 가장 만족도가 높은 센터가 되었고, 각 지자체에서 방문하고 서울대 사례조사로 탐구하고 있다.
융복합적 공간화하기
3가지의 프로그램 중 식이요법을 위한 주방과 신체검사 공간은 지속해서 사용 인원과 검사 기구들의 크기에 따라 변화하며 자리를 잡아갔고, 운동은 처음부터 작은 규모의 공간을 극복하고자 복합적으로 쓰여 질 수 있도록 구상했다. 먼저 걷기 프로그램은 전체 복도가 순화되도록 하여 전체 약 70m의 걷기가 되도록 구성하였고, 로비는 선정릉의 녹음을 보면서 운동할 수 있도록 레드슬링을 설치하였으며, 다목적실은 세미나 등과 동시에 요가 등이 가능하도록 구성하였다.
노인을 위한 디자인
눈은 인간이 나이 들면서 가장 먼저 노화됨을 인지할 수 있는 기관이다. 그래서, 인지가 명료한 밝은 색상을 사용하면서도 검은색으로 인식되는 짙은 파랑은 피했다. 다소 미관을 해치는 전체 주차장은 어르신들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밝은 건물로 디자인하였다. 재료는 주차장의 환기와 채광이 유지되는 익스펜디드 메탈을 선택했고, 선정릉과 조화로운 노란 바탕에 다양한 패턴으로 녹색과 흰색의 세 가지 색을 입혔다. 내부는 유리와 밝은색의 바닥 패턴, 그리고 텍스처의 부드러움을 더하기 위한 붉은 벽돌 타일을 가운데 중심으로 구성하여 마을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기본적으로 주차장이었기에 외부를 삼중 유리로 마감했지만, 겨울에 노인들에겐 차가운 공간이 된다. 그래서 아무리 천정이 낮아도 가장 따뜻하고 쾌적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바닥난방을 선택했다. 바닥에서 운동하는 어르신들의 만족도는 최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