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조희진 글 & 자료. 오픈스튜디오 건축사사무소 Open Studio Architecture
뉴라이프 처치의 건축주는 종교 기반의 공동체이다. 공동체 가족들을 위한 공동주택 마을은 이미 지어져 있는 상황이어서, 건축주가 요구한 공간은 예배와 공연을 위한 예배당, 아이들을 위한 교육시설, 그리고 친교를 위한 모임 공간이었다. 건축주는 기존 교회에서 흔히 보이는 높다란 십자가 탑 같은 상징성 있는 설치물을 최대한 배제하고, 주변 자연경관과 어우러지는 교회, 마을과 함께하는 친숙한 모습의 교회가 만들어지길 원했다.
건물이 위치한 여주는 비록 경기도이긴 하지만 수도권이라고 칭하긴 조금 어려운 측면이 많다. 여주의 특산물인 쌀이 유명한 만큼 논도 많고, 원도심에서도 높은 건물이 별로 없다. 여타 지방 도시들보다는 서울과 비교적 가까운 곳이지만, 자연의 정취를 그대로 지니고 있어 정겨운 곳이라는 느낌이 드는 지역이다.
이번 건물은 여주에서도 비교적 외곽에 있고, 주변에 산과 논도 많아서 말그대로 자연 속에 파묻혀 있는 느낌이다. 건물이 들어선 대지는 기존에 있던 산을 일부 깎아서 조성됐고, 산이 남아있는 부분의 경사와 나무들이 그대로 살아있어 대지를 휘감듯 감싸고 있다. 그만큼 건물이 단독으로 서 있다기보다 자연과 엮여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주변 공동체 마을에서도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자리 잡았다.
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예배당이고, 거의 모든 교회가 예배당 공간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주려고 한다. 이곳의 예배당 역시 내외부에서 돋보이도록 큰 노력을 투입했다.
우선 예배당을 2층에 두고 둥근 매스로 처리해서 조형감과 존재감이 드러나게 했다. 무대 쪽의 천장을 경사로 처리해 올리면서, 내부에서 높은 층고를 확보하는 것과 동시에 공간감을 부여했다. 내부에서 볼 때 둥근 벽과 경사로 된 천장, 여기에 달린 직선 형태의 간접조명, 그리고 일부 낮게 처리된 평천장이 어우러져 이 교회만의 특별한 공간감이 연출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예배당 앞면과 뒷면에는 사각형의 창과 테라스를 향해 열린 큰 창, 그리고 가로로 긴 고측창 등, 최대한 다양한 형태의 창들을 계획해 빛을 다양하게 끌어들이는 밝은 예배당을 만들고자 했다.
예배당 측면에는 목회실, 소예배실 등의 부속시설이 가로로 길게 배치돼 있다. 복도를 중심으로 동선을 짜서 최대한 많은 소통이 일어나도록 유도했고, 복도 바깥쪽에 널따란 외부 테라스를 둬 친교의 장을 만들고자 했다. 또한 2층 외부 테라스에는 커다란 외부 계단이 있어 1층을 통하지 않고 예배 공간으로 바로 접근할 수 있다. 교인들의 원활한 소통과 함께 1층 교육 공간과의 분리를 유도했다.
1층은 아이들이 공부하는 교육 공간이다. 한쪽은 여럿이 함께 공부하는 세미나실이고 반대편은 개별 책상을 놓고 각자 공부하는 러닝센터로 이뤄져 있다. 어쩔 수 없이 중복도를 놓아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복도 폭을 3미터 정도의 넓이로 만들어 최대한 답답하지 않도록 하고 더욱 활발한 소통이 벌어지기를 기대했다. 복도 끝에는 비교적 큰 크기의 도서관이 있어 아이들이 마음껏 책을 읽는 공간이 되도록 했다.
건물의 외장은 기존 마을의 외장재와 어울릴 수 있도록 빨간 벽돌로 하되, 하단부는 회색의 롱브릭 벽돌과 노출콘크리트로 구성해 다른 느낌이 들도록 했다. 노출콘크리트는 기둥과 보 외에 다른 구조적 요소를 강조했고, 지붕은 최대한 경사를 둬 내부의 공간감을 만들고 우천 시 물 빠짐이 원활하도록 했다.
자연 속에서 공동체 마을과 어우러지길 원하는 이 소박한 교회가 지역 사회에서 오래오래 사랑받길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