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김태진 글 & 자료. 플랫투톡 Plattotalk
‘수피야Supiya’는 중소 공유오피스 브랜드 중 하나이다. 브랜드는 새 지점을 오픈하면서 기존 매장에서 아쉬운 점을 수정 보완하는 한편, 자체 연구개발로 내놓은 플랜트 월plant wall의 쇼케이스 역할을 함께 하기를 바랬다.
처음 브랜드와 미팅을 가졌을 때 기존에 운영하던 공유오피스의 아쉬운 부분을 들어보았다. 당초 생각에 북적일 것이라 예상했던 핫데스크와 개방 회의실 등 오픈된 업무 공간은 타인을 의식하는 경향이 짙은 한국인의 정서에는 맞지 않았는지 사용률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반면에 혼자 집중할 수 있는 프라이빗 룸과 좌석은 사용률이 높아 다소 부족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우리는 해외에서 들여온 공유오피스 형식을 단편적으로만 받아들였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점에 집중해 실제 소통이 일어나지 않고 시각적으로만 개방이 이뤄진 것이 아닌,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공간 환경을 고민했다. 이를 위해 오브제만 남아있는 빈자리를 최소화하고, 다양한 업무 방식을 담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에 집중하기로 했다.
공유오피스는 여느 공간보다 성장과 집중의 에너지가 필요한 곳이다. 또 이와 더불어 사유와 힐링의 요소를 제공, 상충되는 두 가지 요소의 균형감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이를 위해 식물의 생명력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숲’을 떠올렸고, 숲에서 느껴지는 자연 속 휴식의 정서를 공간에 매칭시켰다.
숲을 연상시키는 키워드로 △Time to slow : 차분하게 집중할 수 있도록 느리게 흐르는 시간 △Inspiration : 영감을 줄 수 있는 비워진 공간 △Grow up : 성장과 치유의 에너지가 가득한 공간으로 각각 설정했다. 브랜드 로고 또한 하나의 나무가 자라 울창한 숲을 이루는 숲의 이미지를 형상화해 공간의 성장과 치유의 에너지가 느껴지도록 했다. 로비에 루버들을 배치해 빼곡히 나무가 심어진 숲을 거닐 듯한 느낌을 줬다.
메인 엘레베이터에서 내리면 안내를 받을 수 있는 리셉션과 입주사가 미팅할 때 방문객들이 편리하게 대기할 수 있는 로비를 중앙에 배치하고 소음 분리를 위해 양쪽으로 다인실과 개인실을 배치했다. 또한 오래 근무하는 공간에는 자연 채광이 유입될 수 있도록 했고, 반대로 오롯이 자신에게 집중하길 원하는 사용자를 위해 빛이 들지 않는 개인실을 중앙 복도 공간에 배치했다.
관리자를 고려해 식사 및 탕비실은 리셉션 공간과 가까이 배치,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입주사 멤버들의 휴식과 성장을 위한 기능 공간도 다양하게 배치했다. △Wind hill (바람의 언덕)은 업무 중간에 쉬며 혼자 사유하는 곳이고 △Sunshine (숲속의 햇살)은 팀원들과 치열하게 협의하며 성장하는 다인실 회의 공간이다. △Daybreak (새벽녘의 숲)은 차분히 혼자만의 시간에 집중하는 1인실이며 △Rain drop (빗방울)은 위생이 중요한 탕비실을 의미한다. 특히 ‘바람의 언덕’은 메인 로비와 2~3단의 차이를 두어 자연스럽게 영역을 분리하고, 소파에 앉았을 때 높고 넓은 전망을 확보하면서 편안하게 쉴 수 있다.
싱그러운 숲의 에너지가 가득 느껴지는 공간에서 사용자들이 함께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