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윤정훈 자료. 디오건축사사무소
‘스킵플로어 하우스’는 울산 중구 약사동에 위치한 단독주택이다. 대지는 북서쪽으로는 폭 8m 도로와 접하고 남동쪽으로 공원과 접한다. 남향인 동시에 공원으로부터 시선이 적절히 차단되어 있으나 도로의 가중평균 높이보다 대지의 가중평균 높이가 낮았다. 쉽게 말해 대지가 도로보다 낮은 것이다.
좌우측 인접 대지의 레벨을 고려하고 토목 공사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지 내 레벨차를 활용했다. 도로를 기준으로 대지를 좌우로 두 개 높이로 나눠 공간을 계획했다. 낮은 좌측에는 주차장 출입구를, 높은 우측은 주거 공간의 주출입구를 계획해 주거 공간이 도로보다 낮지 않게 위치하도록 했다. 두 가지 레벨로 조성된 외부 공간은 각 레벨에서 내부 공간으로 연결된다.
일자형 평면과 스킵플로어
건축주는 한정된 예산을 활용해 최소한으로 필요한 공간으로 집을 구성하길 원했다. 예산뿐만 아니라 넓은 마당을 가지기 위해서다. 예산을 줄이기 위해 첫째로 면적을 줄여야 했고, 연결 동선이자 공용 공간인 복도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ㅡ’ 자 평면이 가장 적합했다. 대지의 레벨차는 다양한 계획안을 도출해내는 변수다. 스킵플로어로 계획하면 연결 동선의 면적을 더욱 최소화할 수 있다. 1층과 1.5층 그리고 2층이 시각적으로 연결될 뿐만 아니라 물리적으로도 가까워져 층간 이동의 번거로움도 줄어든다.
지상 2층 규모의 집이지만 층으로 따지면 0.5층, 1층, 1.5층, 2층으로 구분된다. 4개 층 중심에는 거실이 위치한다. 각 층으로 이어지는 동선이 명확히 보이고 모든 층의 일부가 거실과 소통하기 때문에 입체적이고 열린 공간이 만들어졌다. 거실은 일종의 내부 광장으로서 가족들이 어느 층 어떤 곳에 있더라도 쉽게 소통할 수 있게 돕는다.
가장 낮은 0.5층에는 (실내) 주차장과 주차장에서 현관으로 진입하는 동선이 나 있다. 1층은 현관과 거실, 주방, 다용도실이 있는 공용 공간으로 기능하며, 툇마루를 통해 마당과 연결된다. 1.5층은 가족이 주로 사용하는 공간이다. 안방, 드레스룸, 화장실, 세탁실, 가족실로 구성되며, 아이들이 커서 각자의 방을 사용하기 전까지는 1층과 1.5층이 주요 활동지가 될 것이다.
형태와 재료
아파트를 벗어나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에 살기 원하고 이러한 바람을 실현하는 20~30대 건축주가 증가하고 있다. 젊은 건축주는 예산이 넉넉하지 않다. 한정된 예산에 맞춰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외벽재로는 외단열공법 스타코가 있다. 흰색 스타코를 주요 외벽재로 사용하고 부분적으로 시멘트벽돌타일, 회색 스타코 그리고 목재를 더해 입면을 디자인했다. 1층 현관 앞을 비를 피할 수 있는 완충 공간 삼아 목재로 포인트를 주고, 반대편 남동쪽 2층에 널찍한 베란다를 마련해 좌우 위치한 세탁실과 화장실에 충분히 빛을 들이고, 창문을 계획해 북서쪽 도로로부터의 시선을 차단했다.
아파트에서 단독주택으로 이사 오면서 건축주가 가장 부담스러워한 점은 1, 2층을 연결하는 수직 동선(계단)이었고, 기대한 공간은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큰 마당이었다. 실의 구성, 면적, 예산, 법규, 대지 조건을 만족하는 가운데 건축주가 했던 우려와 기대를 스킵플로어를 통해 해결했고, 단순한 직사각형 매스 안에 다채로운 높이의 공간과 이야기를 담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