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최성우 글 & 자료. 스노우스페이스 Snowspace
스튜디오 틀Studio TLE은 국내 가구 브랜드 더틀THE TLE의 정체성과 철학을 기반으로 디자인한 전시장이다. 우리는 이 브랜드 제품의 효율성과 세심하게 신경 쓴 디테일에서 보이는 완성도에 매료되었다. 여기서 발견한 키워드인 장인정신과 국내 가구브랜드의 시대정신을 추구하고 계승하는 측면에서 ‘전통성’을 그들의 브랜드 정체성으로 정의하고 계획했다.
공간의 콘셉트는 한국 전통 건축의 개념 중 ‘조화, 균형, 여백’을 선택했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와 균형을 이루며,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공간의 배치와 동선은 전통 건축의 방식을 직접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의미만 담아 재해석해 구성했다. 특히 더틀이 제품의 완성도를 끌어 올리기 위한 목적에 맞추는 데에 집중해서 연구개발 및 제품을 테스트하는 목업mock-up 공간, 완제품 촬영 공간 등을 계획했다.
더틀에서 주도적으로 활용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공간 구획은 최소한의 질서만 규정하고 열어 두었다. 전시장의 중간에는 ‘스튜디오 틈’이, 공간의 끝에 다다르면, ‘스튜디오 뜰’이 있다. 스튜디오 틈은 여백의 공허한 울림이 공간을 채워 나가는 빈 공간이고, ‘스튜디오 뜰’은 한옥의 뒤뜰 같은 정서를 담았다. 원목으로 짜여진 우물마루를 밟으며 마당의 풍성함보다 소박하지만 운치 있는 정서를 느낄 수 있게 하고자 했다.
또한 배흘림 기둥과 도리, 대들보 등 구조물을 오브제로 활용해 전시될 가구의 특성이 잘 살리도록 계획했다. 더틀의 철학과 전통 건축 요소가 조화를 이루어 옛 장인의 정신과 현대의 가구 디자이너의 신념이 만나 좋은 가구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가치가 잘 투영된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