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이영은 학생인턴 글 & 자료. 라이프이즈로맨스 LIIR
‘테오리아’는 전주한옥마을에 위치한 한옥 스테이다. 전주한옥마을의 지리적 특성상 주변에 전통한옥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 많기 때문에, 한옥의 정취와 여유로움을 살리면서 현대적인 모던한 분위기로 차별화를 이루는 것이 디자인의 핵심이었다.
콘셉트 – ‘음의 미학’과 ‘가다듬다’
모던한 공간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음(陰)의 미학’이라는 콘셉트를 통해 블랙의 컬러를 메인으로 하고, 원형의 바닥과 곡선의 벽을 통한 현대적 조형과 보, 서까래, 처마 등 전통의 미를 융합하여 한옥을 재해석했다. 전통적으로 한옥의 서까래는 우드톤에 화이트 회미장으로 완성되지만 테오리아는 서까래와 개판 모두가 블랙의 천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는 천장의 블랙 요소를 하부의 화이트 요소와 어우러지게 함으로써 현대적 모던함을 극대화시키기 위함이었다.
전통 목공예에서 곡선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수없이 많은 공예가의 ‘가다듬’이 필요하다. 테오리아의 곡면은 공예가가 공예품을 가다듬듯 스테이에 온 사람에게 복잡한 일상을 탈출하여 자신의 내면을 가다듬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면서 설계되었다.
내부 인테리어 – 특별함이 있는 공간
기다란 마당을 따라 실내에 들어서면 원형의 수공간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 수공간은 방문객이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게 하는 테오리아의 핵심 공간이다. 원형의 수공간 속 섬처럼 자리 잡은 반원의 테이블은 흑과 백이 가장 극적으로 대비되는 공간이다. 기존의 위치에서 노출되는 목재 기둥을 숨기거나 없애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메인테이블의 오브제로써 활용하고, 곡선의 요소를 통해 치마폭을 연상시키는 한국의 미를 강조하고자 했다.
레인 체인을 지나 떨어지는 물소리를 통해 복잡한 일상의 요소를 배제하고 오늘의 나와 내면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치유의 공간이 되길 바랐다. 블랙의 전반적인 색감과 대비되는 화이트의 테이블은 따뜻한 차를 내려 마시는 다도의 공간이 되기도 하고, 푸른 식물을 천천히 옮겨심으며 마음을 가다듬는 석부작의 공간이 되기도 하고, 차분히 물소리를 듣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감상하는 청음의 공간이 되기도 한다.
테오리아의 주방은 가장 심플한 블랙톤의 선반장과 구로철판을 이용하여 모던한 공간 속에 금속의 포인트를 주었다. 침실은 하부에 창을 두어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고 하부 창을 통해 정적인 조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공간의 빛은 의도적으로 빛이 들어오는 시간과 요소를 최소화하도록 외벽을 구성했고, 조명과 내부 요소를 인위적으로 어둡게 함으로써 시각적 요소의 자극을 최소화하여 단어 그대로의 쉼의 공간을 유도했다.
외관 및 외부 – 한옥의 정취와 여유로움을 담다
해가 잘 들고 개방감이 좋은 앞마당에는 아름다운 수형의 단풍나무와 풍성한 식재, 푸른 식재와 대비되는 까만 화산사를 통하여 단정하면서도 경쾌한 정원의 이미지를 구현했다. 외부 서까래도 의도적으로 어두운 톤을 사용하여, 한옥 고유의 정취와 고요하고 아늑한 외부공간에서 여유를 즐길 수 있도록 의도했다.
해가 잘 들지 않는 뒷마당과 담벼락의 사이 공간은 이끼와 석재, 음지식물을 배치하고 내부 공간은 하부에 창을 두어 의도적으로 빛의 유입을 차단하고 하부 정원을 바라보며 공간을 사용하는 이용자의 마음 깊이 치유와 위로를 전하고자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