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김유영 글 & 자료. 건축사사무소 클라우드나인 CLOUD9 Architects
대지는 ‘아현 웨딩타운’이라 불리는 서울시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인근 상권의 이면 도로에 위치했다. 과거 서울의 대표적인 웨딩드레스 전문 거리로 기능하던 아현 웨딩타운의 옛 명성은 퇴색하고 상권 자체가 붕괴해 버렸다. 또 예전에는 거리의 이면 도로에 인근 대학 학생들의 하숙집이 빼곡히 자리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생겨 전혀 다른 모습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대역과 아현역 사이의 웨딩타운 거리는 새로운 변화를 마주하는 중이다.
대상지는 지구계획 및 재개발 구역 지정 등 제한 조건이 많아 오랜 시간 나이를 먹어 온 낡은 2층 건물이었다. 대지 면적 97.5㎡, 평수로 계산하면 30평이 안되는 작은 땅이었지만, 준주거지역인데다 대학 및 지하철역과 가까운 점 등으로 잠재력이 충분해 보였다.
대지 면적 30평, 건축 면적은 18평만 사용할 수 있는 협소한 건물이기에 세심한 설계가 필요했다. 가장 오래 고민한 부분은 건물과 주차장 확보 사이의 밸런스였다. 전체 연면적은 200㎡, 각층 발코니 확장 공간 및 다락 면적까지 포함하면 실면적은 280㎡이다. 5층 건물이지만 1층에 차량 1대를 수용할 수 있는 법적 주차 공간을 확보하면서 상가 면적을 극대화했다.
준주거지역이라 5개 층 이상도 계획할 수 있었지만, 공사비와 주차 대수 등을 고려해 현재 규모로 결정했다.
설계는 1층은 직영 카페, 2층은 작업실, 3~5층은 셰어하우스로 계획했다. 남산이 보이는 넓은 테라스와 다락 공간도 빼놓을 수 없는 주요 공간이다.
셰어하우스는 차후 입주자 특성에 맞게 변형이 가능하도록 기둥식 구조를 적용했는데, 내부 가벽을 철거하면 화장실을 제외하고 하나의 커다란 공간으로 변형할 수 있다. 건물을 지을 때는 현재의 쓸모와 미래의 가능성을 함께 고민해야 하기에, 공사기간과 공사비가 조금 더 소요되더라도 꼭 필요한 선택이었다. 1층 상가와 주거 영역의 입구는 분리해 배치했다. 이로써 각 영역의 사용성을 증대할 수 있었다.
공유주택 우아시스의 이름엔 ‘도심 속 우아한 오아시스’라는 의미가 담겼다. 활력이 사그라든 골목 상권과 거처를 잃어버린 청춘들에게 작지만 큰 쉼터로 다가가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