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자료. 스페이스프라임 건축 spaceprime architecture
밀크팩이라는 유쾌한 컨셉으로 시작된 이 집은 클라이언트가 요구한 스타일 반영과 함께 택지지구의 고질적인 이슈인 이웃 간 프라이버시 간섭과 채광 확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은 주거공간으로서 쾌적함을 이루기 위한 가능성을 고민하고 적용한 결과이다.
두 개의 우유팩 매스처럼 느껴지는 배치구성은 주인세대의 핵심공간인 중정을 담아내고, 각 층별 임대세대의 효율적인 조닝(zoning)을 고민한 결과로 만들어졌다. ‘ㄱ자형’ 배치를 통해 남측에 확보된 ‘오픈스페이스’는 잔디마당을 겸하는 7대의 주차공간과 진입로로 구성돼 있다. 단독주택같은 진입시퀀스를 느낄 수 있는 진입로는 승하차의 편안한 여유공간이 되어준다.
각 세대의 주요 창들은 실질적인 활용 차원에서 접근했다. 택지지구에는 이웃집 시선이 부담스러워 종일 커튼을 쳐놓거나 보안 때문에 열지 않는 의미 없는 창들이 즐비하다. 열어 놓기에는 너무 가까운 이웃집 창의 위치들을 고려해 주요 창들은 옆집과의 충분한 이격거리가 확보되는 대지 내부 오픈스페이스 면에 집중시켰다. 간섭이 예상되는 전면도로 등의 면은 극단적으로 최소화하거나 기능창으로 제한했다. 1층 세대는 야간의 주차라이트 및 도로보행자의 눈높이와 부족한 채광량을 고려해 천정에 면한 넓은 고측창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1층의 주 진입구에서 계단에 이르는 복도공간은 로비다운 위계가 느껴지도록 했다. 복도의 큰 창을 통해 채광과 수목을 보여주어 어둡고 좁기만 했던 기존 다가구주택과 차별화돼 공간의 가치를 더한다.
임대세대의 각 층에는 별도의 설비실을 마련해 무분별한 실외기, 보일러의 벽면 돌출과 실내에서의 소음, 진동, 매연을 제어했다. 2층 각 세대는 1~2인 세대가 선호하는 오피스텔 등의 트랜드를 반영해 침실과 거실주방이 분리된 1.5룸의 공간구성으로 되었다. 1층은 투룸세대와 원룸세대로 구분된다.
주인세대의 내부는 거실, 부엌, 욕실 등 주요 공간 구석구석 온화한 채광을 분배하는 ‘소형중정’이 중심이 된다. 이는 눈부신 직사광선보다는 은은한 반사광을 선호하는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충족시키면서 외부마당을 갖기 힘든 다가구주택에 비와, 눈 그리고 바람을 보이고 들여서 개방감과 함께 환경을 조절하는 풍요로운 공간이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