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김현경 글 & 자료. 건축사사무소1458 Architecture Label 1458
아파트값이 치솟으면서 도심 속 협소주택과 상가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파트는 공동주택의 일부를 소유하는 것이지만, 상가주택 또는 단독주택은 내 땅과 내 건물을 소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자신의 생활방식에 맞게 짜인 공간과 동선을 만들 수 있고, 임대수익 창출 또는 직영을 통한 직주근접의 경제활동이 가능하다.
물론 도심 속 일정 규모의 대지를 구매하고, 건축을 하는 비용은 만만치 않다. 하지만 천정부지로 오른 아파트 가격과 공동주택 생활에서 오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에 대한 대안으로 작은 땅을 사서 건물을 짓고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요리를 공부하고 돌아온 건축주 부부도 부산 광안리에 위치한 협소한 대지를 구매하고, 자신들의 보금자리와 작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운영할 수 있는 상가주택을 의뢰하기 위해 우리를 찾아왔다. 비네토 프로젝트는 밀도 높은 도시와 협소한 주거가 만나는 지점에 대한 고민과 협소한 공간을 어떻게 하면 풍요롭게 만들까에 관한 고민으로 시작되었다.
출입구와 계단실, 2층 발코니와 3층 베란다의 좁은 틈새들을 비집고 들어가서 배치된 조경공간은 그러한 해결책 중 하나이면서, 동시에 이 건물만이 가지는 입면의 아이덴티티를 부여한다. 바깥과 안을 자연스럽게 분리하고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조경은 도시와 주거의 경계에서 내부에서 창을 통해서 보여지는 풍경이 되고, 고밀도 도심 주거지역에서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외부로부터의 프라이버시 침해를 완화해주는 역할을 한다.
협소주택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선택과 집중인데, 건축주 부부는 그러한 면에 있어서 상당히 유연성을 가지고, 예산을 고려해 자신들의 라이프스타일에 필요한 만큼의 공간만을 요구했다.
주 생활공간인 2층 거실을 규모를 좀 더 넓히기보다는 쓸모 있는 크기의 발코니를 계획하였고, 그로 인해 또다시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켜를 만들었고, 동시에 실내에서만 한정된 거주자의 행위를 외부로 확장해주고 있다. 건축주들의 행위는 결국 올리브와 여러 가지 허브를 조경공간에서 키우고, 1층 레스토랑의 유기농 식자재로 쓰는 것으로까지 확장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