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자료. 제이에이치와이 건축사사무소 JHY Architect & Associates
판교 12블럭에 위치한 시전당은 두 세대를 위한 다가구 주택이다. 두 아들이 있는 건축주는 오랜 유학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큰 아들과 함께 할 집을 짓고자 한다. 오랜기간 아들과 떨어져 지낸 건축주는 장성한 아들이 결혼을 해서도 한 집에서 살기를 바랬다.
건축주 아버지로부터 내려온 판교와의 인연은 아들에게까지 이어주고 싶어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건축주는 아버지의 판교 땅에서 자란 감나무와 가을마다 손자들에게 감을 따주셨던 아버지를 말하며 삼대를 시전당(枾塼堂)으로 단단히 묶고자 했다.
각 세대는 한 층을 온전히 사용해 비교적 넉넉한 공용 공간을 확보하며 지하와 옥상을 서비스 공간으로 갖는다. 1층 세대는 지하공간을 창고 및 다목적실로 사용하고, 2층 세대는 옥상을 정원과 다목적실로 사용한다. 각 세대는 개별 출입구와 진입 동선을 확보해 독립성을 높였고, 2층 하부의 주차공간에 차량이 없을 때 만남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여지를 두었다.
다공의 벽돌 가벽은 이웃집들이 부담스러워 할 수 있는 시각적 불편함은 거르고 햇빛과 바람은 받아들인다. 단단한 벽돌벽체 매스와 다공의 벽돌가벽 매스는 서로 대비를 이루며 남쪽 공유 외부공지에 심은 감나무와 함께 판교주택의 개성과 상징을 만든다.
1층 거실과 식당 사이에 위치한 발코니 공간은, 볕이 잘드는 중간 영역으로 외부로 나가는 전이공간이다. 지하층의 채광과 환기를 위해 양보한 접지성을 보완하기 위해 1층 공용공간에서 감나무가 심어져 있는 앞마당으로 내려간다. 발코니 공간은 빨래 건조 공간, 장독대 등 삶의 구체적인 요구를 해결해주는 공간이 된다.
2층 주거는 독립된 진입 동선을 갖는다. 벽돌 가벽은 이웃집의 시각적 프라이버시를 확보해주며, 진입공간의 첫인상을 만든다. 상부 캐노피는 계단실을 쾌적하게 만들며 내외부의 경계가 흐릿한 공간으로 만든다. 계단실은 단순히 이동하고 통과하는 기능적인 공간 만이 아닌,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공적공간과 사적공간이 만나는 사이공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