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자료. 푸하하하건축사사무소 FHHH friends 정리 & 편집. 김윤선 에디터
제주시 삼양동 삼대가 사는 집
제주도 세거리집은 제주시 삼양동에 있는 삼대가 사는 집입니다. 이곳은 육지와는 다른 기후와 문화가 있습니다. 마을 건물들도 육지와는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새로 지은 빌라들은 빼고요. 대부분의 집들은 머리가 무거운 모습입니다.
혹은 집 자체가 두꺼워 보이기도 합니다.
한 집인 것 같은데 두개로 나눠져 있는 곳들도 있고, 공간의 위계가 같아 보이는 집들도 있습니다.
색안경을 쓰고 봐서 그런지 마을은 한적하고, 아름답습니다.
제주도 사람에게 편한 주택
제주도 사람에게 편한 주택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조금 창피하지만 학교 다닐 때처럼 논문도 찾아보고, 각종 기사, 다른 건축가들의 작업도 조사했습니다. 제주도에 대해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았거든요.
뭐 다 안다고 좋은 집이 되는 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판교에 있는 단독주택과는 다르지 않겠습니까.
세 개의 높은 공간
이곳에는 세 개의 높은 공간이 있습니다. 자녀, 부부, 조부모 거실이지요. 자녀 거실은 앞마당과 뒷마당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은 하루 종일 맨발로 마당과 할머니 집을 오가며 뛰어다닙니다. TV와 소파를 놓기보다 축구하는 공간을 상상했습니다. 이 녀석들이 좀 크면 이 공간은 공부하는 공간이 될 수도 있겠지요.
자녀 거실은 2층의 부부 거실과 좁은 틈을 통해 연결되어 있습니다. 빛이 잘 들어오고요. 환기가 잘됩니다. 인사도 할 수 있고, 각자의 공간에 있지만 함께 있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부부 거실은 주방과 부부 침실 사이에 있는 전이공간입니다. 집 안에서 부부만의 공간을 만들려고 노력했는데 비록 작은 공간이지만, 하늘로 열려 있어서 낮에도 밤에도 노닥거리기 좋습니다.
조부모 거실은 주방과 식당입니다. 제주도는 살림을 따로 하기 때문에 주방도 따로 있습니다. 이곳은 재래식 주택의 상징적인 공간입니다. 현관과 텃밭, 물부엌과 방으로 사방이 연결돼있어서 할머니께서 작업하시기에 좋습니다.
온 가족이 공유하는 공간
주택에도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요. 온 가족이 공유하는 현관과 마당입니다. 현관과 앞마당은 전체가 열리기도 하고 닫히기도 합니다. 뒷마당에는 텃밭과 수돗가가 있습니다.
독립적인 개인 공간
2층에는 부부가 사용하는 주방과 옥상정원으로 연결되는 부부 침실이 있습니다.
삼남매의 방은 언제라도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테라스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1층처럼 보이는 2층 집
집은 복잡한 내부와는 달리 낮고 단조로운 외형을 갖고 있습니다. 2층 집이지만 1층처럼 보이고 싶었습니다. 그게 이 동네에 잘 어울릴 것 같았거든요.
대문 대신 완전히 열렸다가, 완전히 닫히는 문을 만들었습니다.
옥상정원
자녀 거실과 조부모 거실 위 2.5층에는 각각 옥상정원이 있습니다. 옥상에서 바다가 꼭 보고 싶다는 건축주의 소원을 이뤄드려야 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