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불모지를 개척하다

[In your Area] ③ SOAP 권순엽, 장동선
©BRIQUE Magazine
에디터. 박지일  사진. 윤현기 자료. SOAP

 

오늘날 서울 외 지역을 향한 시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수도권의 하위 개념(지방)으로 보는 시각이고, 다른 하나는 수도권 집중의 대안이자 매력적인 지역 문화의 기반(로컬)으로 여기는 시각이다. 지역에 대한 역설적 시선이 공존하는 이때, ‹브리크› 11호 특집 ‘인 유어 에리어In Your Area’는 지역을 누군가의 일과 삶이 전개되는 터전이자 고유한 정체성을 지닌 공간을 창출하는 근거지로 바라보고자 한다.
서울의 작은 동네 또한 하나의 지역이라 할 수 있을 테지만 그보다는 좀 더 먼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지역의 전통과 문화, 자연, 심지어 결핍된 무언가를 토대로 조금은 다른 공간, 조금은 다른 문화를 일구는 크리에이터들을 조명했다. 미래 농업인들을 위한 도시를 꿈꾸는 기업인부터 문화 불모지 개척에 앞장선 건축가, 일상을 영위하는 장소로서의 도시를 문화적 유토피아로 만들고자 하는 기획자까지. 각 지역에 자리하게 된 저마다의 이유와 순탄치만은 않았던 과정, 그로 인한 변화를 가감 없이 전달한다. 

 

In your Area
① 헤테로토피아적 남해 – 헤테로토피아 최승용
② 이토록 멋진 농촌 – 진천 뤁스퀘어
③ 문화예술 불모지를 개척하다 – SOAP 권순엽, 장동선
④ 우리들의 오아시스 – 대구 미래농원
⑤ 공주, 작당을 위한 베이스캠프 – 마을호텔 박우린 
⑥ 가장 제주다운 – 재주상회 고선영
⑦ 탄화 동판에 표현한 과거와 현재, 미래 – 울산 동네가게녹슨
⑧ 지역 특색을 반영한 로컬 스폿


 

인구 90만을 넘어 곧 100만을 바라보는 경기도 화성시는 2022년 1월 기준 삼성, 현대차를 포함해 29개 대기업과 1만1600개의 중소기업이 자리 잡고 있는 수도권 최대 기업도시다. 58.6%(일반회계 본예산 기준)의 재정자립도를 보이며, 한국 지방자치 경쟁력지수 평가에서는 5년 연속 전국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반면 화성시의 등록 사립미술관은 단 두 곳에 불과할 만큼 문화적으로는 결핍 상태다. 도시가 기업을 유치하고 젊은 세대를 유입시키는 데 몰두한 사이 지역의 문화예술 콘텐츠는 놀라울 만큼 소외되어 왔다. 문화예술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화성시는 이들의 등장 이후 급격한 변화를 맞았다.

 

화성시 안녕동 전경 ©BRIQUE Magazine

 

부부인 권순엽 건축가와 장동선 소다미술관 관장이 이끄는 SOAP는 건축, 디자인, 예술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 대한 협력적 디자인 접근 방식을 통해 새로운 차원의 공간 정체성과 경험을 제안한다. 이들이 아무 연고도 없는 화성시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14년. 미국에서 학업을 마치고 돌아와 첫 프로젝트로 소다미술관을 기획하면서부터다. 

 

소다미술관 전경 ©BRIQUE Magazine
소다미술관 ©BRIQUE Magazine

 

소다미술관은 짓다 만 찜질방 건물을 재생한 화성시 최초의 사립미술관이다. 2015년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최우수상, 2015·2016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상, 2017년 한국건축가협회상 베스트7, 제22회 경기도 건축문화상, 제3회 한국문화공간상 등을 수상하며 지역 미술관이 가진 한계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사립미술관으로는 드물게 경기도 제1종 미술관으로 공식 등록되기도 했다.

 

©BRIQUE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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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AP 권순엽 소장(왼쪽), 소다미술관 장동선 관장 ©©BRIQUE Magazine

 

소다미술관을 시작으로 화성에는 이들이 작업한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가 곳곳에 분포되어 있다. 이 콘텐츠들은 지역 정체성을 담은 문화예술 공간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예술을 통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에서 나아가 신도시와 구도심을 문화적으로 잇는 다리 역할까지 하고 있다. 도시 전체를 미술관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대담한 발상 속에서 젊은 창작자와 인근 주민, 타 지역의 관람객을 아우르는 문화예술거점 공간으로의 확장을 꾀하는 중이다. 소다미술관을 기획한 SOAP를 만나 화성에서의 그들이 그려온 궤적을 되짚어 봤다.

 

3.1운동 만세길 방문자 센터 ©SOAP
오솔 ©SOAP
제부도 아트파크 ©SOAP
제부도 waterwalk ©SO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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