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여 개 리빙 브랜드 한자리에, 2021 홈·테이블데코페어 성황리 폐막

‘2021 홈·테이블데코페어’가 지난 12월 9일부터 12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300여 개의 리빙 브랜드와 아이템이 한자리에 모여 이전엔 볼 수 없던 차별화된 홈 스타일링과 개성 넘치는 공간 디자인을 선보였다.

퍼스널 브랜딩의 시대, 공간은 단순히 머무는 곳이 아니다. 취향과 목적에 따라 꾸며진 공간은 개인 또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주된 요소로 기능하고 있다. ‘2021 홈·테이블데코페어’는 공간에 나만의 개성과 가치관을 투영하고자 하는 소비자 니즈에 대응하는 전시다. 다양한 브랜드의 홈 스타일링 노하우뿐만 아니라 플랜테리어와 지속가능성 등 떠오르는 리빙 이슈에 발 빠르게 대응한 브랜드의 제품과 공간이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이번 홈·테이블데코페어가 선정한 2022년 홈 스타일링 키워드는 ‘PLAY’다. Plants(식물을 이용한 공간 인테리어), Lifestyle(지속가능한 내일과 환경을 위한 라이프스타일), Appreciation(새로운 프리미엄 리빙 브랜드), Youth(청춘을 위한 감각적 홈 스타일링) 네 가지 키워드의 앞글자를 딴 것으로, 이를 중심으로 인테리어 산업 전반에 불어들 방향성을 예측했다.

 

<사진 제공=홈·테이블데코페어>

 

전시장에 나타난 숲, 리빙 트렌드관
주목할 만한 리빙 경향을 소개하는 리빙 트렌드관의 주제는 ‘자연 속 힐링’이었다. 친환경적이고 편안한 분위기를 위해 실내 곳곳을 식물로 꾸미는 플랜테리어 유행을 고려해, 보태니컬 디자인 그룹 ‘틸테이블’과 함께 이색적인 부스를 조성했다. 플랜츠 퍼스트(plants first)라는 콘셉트를 토대로 전시장에 울창한 숲을 연출했으며, 그 속에 화이트 톤의 가구를 자연스럽게 배치했다. 지금의 플랜테리어 경향에서 한 발 나아가 더 과감하고 개성 있는 식물 생활을 제시한 셈이다.

 

울창한 숲 속, 화이트톤의 가구를 배치한 틸테이블의 전시 부스 <사진 제공=홈·테이블데코페어>

 

지속가능성을 화두로 내세운 브랜드의 향연
이번 페어는 친환경, 지속가능성 등의 키워드가 리빙 디자인 분야에서도 중요하게 자리매김했음을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제로 웨이스트관은 도시 공간 기획 스타트업 ‘익선다다’의 손을 거쳐 친환경 리빙 제품과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압축된 침대 매트리스로 재구성한 전시 테이블에 놓인 브랜딩 제품은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군용 텐트를 재활용하는 ‘카네이테이’는 구멍, 얼룩, 스크래치가 난 텐트를 가방과 옷, 지갑 등 새로운 정체성을 지닌 아이템으로 재탄생시켜 오가는 이들의 흥미를 자아냈다. 자투리 원단을 이용한 ‘조각모음’과 폐플라스틱을 재료로 가구를 제작하는 ‘로우리트 콜렉티브’ 역시 리사이클링 브랜드로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도시 공간 기획 스타트업 ‘익선다다’의 브랜딩 제품을 전시한 제로 웨이스트관. <사진 제공=홈·테이블데코페어>

 

페어에 참가한 국내 신진 디자이너들도 버려진 자재나 천연 소재를 활용한 가구를 전시하는 등 ESG 감수성에 주목한 리빙 디자인을 선보였다. 건축 현장에 버려진 대리석과 모래를 세련된 무드의 의자와 테이블로 재탄생시킨 ‘톤도씨’, 라탄케인이나 데니쉬 페이퍼 코드 같은 천연 소재를 원목에 접목해 색다른 가구를 만드는 ‘으모퍼니쳐’는 참신한 시도가 깃든 제품으로 관람객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버려진 대리석과 모래를 재활용해 독창적인 오브제를 만드는 ‘톤도씨’. 의자, 테이블, 화병, 인센스홀에서 폐건축자재의 고유한 질감이 드러난다. <사진 제공=홈·테이블데코페어>
라탄케인, 데니쉬 페이퍼 코드 같은 천연 소재를 원목에 접목한 ‘으모퍼니쳐’ <사진 제공=홈·테이블데코페어>

 

새로운 브랜드, 새로운 감각
엄선된 신규 리빙 브랜드 또한 행사에 볼거리를 톡톡히 더했다. 한국의 헤리티지를 재해석한 프리미엄 키친웨어 브랜드 ‘헤리터’는 팔각문과 소나무로 꾸며진 전시 부스를 연출해 전시장에 웅장한 분위기를 더했다. 특히 ‘헤리터×이도 포터리’는 이번 페어를 통해 첫선을 보인 시리즈로, 독특한 디자인과 수공예 자기의 고급스러운 디테일이 돋보였다.
설립 30주년을 맞아 흙표흙침대가 새롭게 론칭한 ‘소프라믹’는 기존 흙침대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디자인을 보였다. 흙침대 본연의 원적외선 효과를 유지하되 감각적인 색감과 모던한 디자인으로 제작된 부드러운 흙침대는 전시장에 안락하고 건강한 분위기를 선사했다. 올해 공식 론칭을 앞둔 젊은 건축가들의 가구 브랜드 ‘플로티카’도 만나볼 수 있었다. 패브릭 소파부터 한국식 저상형 소파, 키친 유닛 커스텀 서비스 등 일상을 더욱더 풍요롭게 만들어 줄 가치 있는 가구는 이번 행사장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흙표흙침대의 새로운 브랜드 ‘소프라믹’ <사진 제공=홈·테이블데코페어>
키친웨어 브랜드 ‘헤리터’는 팔각문과 소나무로 꾸며진 이색적인 전시 부스를 선보였다. <사진 제공=홈·테이블데코페어>

 

뉴트로 감성 내세운 화제의 리빙 브랜드
뉴트로를 앞세운 리빙 브랜드들의 활약 또한 돋보였다. 임성빈 디자이너의 ‘빌라레코드’는 1960~1970년대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금속과 나무를 결합한 가구를 선보였으며, 인테리어&홈 스타일링 컨설팅 서비스 ‘빌라스테이’는 미드 센추리 모던 디자인을 테마로 강력한 원색 가구와 소품이 있는 전시 공간을 꾸렸다.
우리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시도도 눈여겨볼 만했다. 양태오 디자이너의 ‘이스턴 에디션’은 조선 시대 후기 미학 중 ‘무미’를 바탕으로 디자인된 가구와 오브제를 전시했다. 누비천을 활용한 소파와 데이베드, 화강암 상판으로 제작한 다이닝 테이블 등 한국의 전통을 동시대적 미감으로 재구현한 제품은 전시장을 하나의 갤러리로 변모시켰다. 여주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은 다양한 전통 기법으로 제작된 공예품을 감각적으로 전시하며 MZ세대의 감성을 사로잡는 예스러운 리빙 디자인의 부상을 예고했다.

 

<사진 제공=홈·테이블데코페어>

 

가상 공간을 통해 체험하는 인테리어 디자인
2021 홈·테이블데코페어는 온·오프라인을 융합한 하이브리드 쇼로 운영되기도 했다. 3D 기술을 활용한 인테리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아키스케치’와 온라인 인테리어 플랫폼 ‘시숲’이 제작한 가상 공간에 방문해 전시를 둘러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오프라인 전시장에도 VR 기술과 접목한 인테리어 서비스를 체험하는 부스가 마련됐는데, 비대면 서비스에 관심 많고 익숙한 MZ세대에게서 특히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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