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과 김환기, ‘한 점 하늘’展 개최

에디터. 윤정훈  자료. 호암미술관

“요새 제 그림은 청록홍(靑綠紅), 점밖에 없어요. 왼편에서 수평으로 한줄기 점의 파동이 가고, 또 그 아래, 또 그 아래, 그래서 온통 점만이 존재하는 그림이야요. 이 점들이 내 눈과 마음엔 모두가 보옥(寶玉)으로 보여요.”

캔버스를 빼곡하게 채운 무수한 점, 그 하나하나에 그리움을 담은 화가. 한국을 대표하는 추상화가 김환기의 대규모 회고전 ‘한 점 하늘_김환기 a dot a sky_kim whanki’이 호암미술관에서 열린다. 리노베이션을 거쳐 재탄생한 호암미술관이 선보이는 첫 전시로, 김환기의 40년 예술세계 전반을 살펴볼 수 있다.

 

‘하늘과 땅 24–Ⅸ–73 #320’, 1973, 263.4×206.2cm, 캔버스에 유채, 개인 소장 ©(재)환기재단·환기미술관

 

김환기의 시간을 따라가다
달을 바라보며 달항아리를 그리고, 별을 보며 고국과 친구를 그리워하던 화가. 그에게 하늘은 예술의 큰 원천인 동시에 자연과 삶, 세상을 함축하는 개념이다. 김환기 하면 떠오르는 점화가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 그 과정을 함께 밟아나갈 수 있도록 초기작부터 대표작에 이르는 12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재)환기재단·환기미술관
©(재)환기재단·환기미술관

 

최초로 공개되는 스케치와 점화뿐 아니라 작가의 유족이 수십 년 동안 간직해온 김환기의 소장품도 만나볼 수 있다. 스물네살 김환기의 사진, 그가 아낀 도자기와 선반, 삽화와 기고문이 꼼꼼히 정리된 스크랩북, 파리 개인전의 방명록까지. 인간 김환기의 면모를 두루 살필 수 있는 자료가 공개된다.

태현선 리움미술관 소장품연구실장은 “김환기는 한국현대 미술의 역사이자 상징같은 존재로 그의 예술은 오늘날에도 공명한다”며, “그러나 최근 그를 수식하는 단편적 수사들 김환기의 예술세계를 다시 한번 총제적으로 살펴보는 전시가 필요함을 일깨운다”고 밝혔다.

 

김환기의 삽화 스크랩북 ©(재)환기재단·환기미술관
©(재)환기재단·환기미술관

 

미술관의 시간을 따라가다
1982년 조성된 오래된 미술관이 현대적 미감을 만나 어떤 변화를 맞았는지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리노베이션을 맡은 이성란 건축가는 “미술관의 건축적 헤리티지를 유지하고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했으며 소재를 자연스럽게 보여 줄 수 있는 최소한의 디테일로 기존의 건축과 어우러지는 공간을 완성했다”고 설명한다.

 

<사진 제공=호암미술관>

 

확장된 로비와 새로운 안내데스크로 관람객을 더욱 쾌적하게 맞이할 뿐 아니라 2층 라운지의 창호를 넓혀 희원의 풍경을 더욱 극적으로 끌어들였다. 1~2층 전시실의 천장고를 최대한 확보하고 오픈 구조로 공간감을 높인 점 또한 눈에 띄는 변화. 외에도 강연 및 체험 프로그램을 위한 워크숍룸, 희원 찻집 내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전시는 9월 10일까지.

 

<사진 제공=호암미술관>

 

 


전시명.
한 점 하늘_김환기

주최.
호암미술관

일시.
2023년 5월 18일(목) ~ 9월 10일(일) 

장소.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에버랜드로 562번길 38

관람료.
14,000원

홈페이지.
www.hoammuseum.org

문의.
031-320-18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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