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박경섭 글 & 자료. 오공오공 건축사무소 50/50 Architects
리틀 포레스트는 강원도 인제군의 10가구도 채 안 되는 작은 마을에 자리한 농가주택이다. 건축주는 30대의 젊은 부부로, 어린 딸과 함께 귀농한 이들이다. 건축주 부부는 곧 태어날 쌍둥이 아이들까지 다섯 식구가 살 집을 짓고자 했다. 남편은 건축가와 고등학교 동창이다. 학창시절 “언젠가는 나만의 집을 짓겠다”고 말하던 친구는 서른을 훌쩍 넘긴 나이에 오랫동안 품어왔던 꿈을 실현하고자 오랜 친구를 찾았다.
2018년 2월 건축주 부부와 건축가는 주택을 짓기 위해 매입한 대지에서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건축주는 고된 농사일을 마치고 편히 쉴 수 있는 집을 원한다고 말했다. 큰 규모의 저택보다는 작은 쉼터가 필요하다는 건축주 부부의 이야기는 다소 추상적으로 들렸다.
건축주 부부가 집을 짓겠다고 건축가를 찾아온 시기는 임순례 감독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가 막 개봉한 시점이었다. 건축가는 건축주 부부의 ‘작은 쉼터’에 대한 바람이 이 영화에서 유래한 것인지 물었으나, 건축주 부부는 그 영화를 보지 않았다고 했다. 건축가는 건축주 부부를 위해 작은 쉼터, 리틀 포레스트를 강원도 인제군의 소박한 마을에 지어보자고 마음먹었다.
리틀 포레스트 대지는 일부분이 접도 구역으로 설정돼 있었다. 그 때문에 건축선으로부터 5미터를 이격해야 했다. 또 대지 맞은편은 계곡이 있는 절벽이 있었기에 집의 배치가 몹시 중요한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농가주택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면적 제한 기준을 충족시켜야 했기에 단층 구조로 계획하였다.
대지의 제약과 건축주의 요구사항을 모두 만족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다소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평면 구성을 어떤 방식으로 극복할지도 설계적으로 중요한 지점이었다. 지붕의 높낮이를 다양하게 함으로써 내부의 공간감을 보다 풍부하게 하기로 하였다.
집을 바라보는 거리에 따라 지붕과 건물 매스를 변화하도록 하였다. 시점에 따라 지붕의 중첩되는 모습이 유연하게 변함으로써, 리틀 포레스트는 마을 주변의 지형의 일부처럼 어우러지게 되었다. 또한 주요 내부 공간에서 인제군의 방태산과 방태천이 보이기에 계절에 따른 경관이 집 안으로 들어오도록 하였다.
이 집이 흙과 함께 지내는 건축주 부부와 아이들에게 집 안에서도, 또 집 밖에서도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정취는 물론 일상의 휴식을 지켜낼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