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사진. 준 아키텍츠 June Architects 정리 & 편집. 이현준 에디터
이 집은 부모님과 아들 형제 내외, 그리고 큰 아들의 장모 등 총 7명의 가족이 함께 살기 위한 공간이었다. 이 집에서는 대가족이 기분 좋게 누릴 수 있는 공용 공간을 배치하고 각자의 프라이버시가 확보되는 개인 공간을 만드는 것, 그리고 저 예산에 맞추는 것이 핵심적인 과제였다.
이를 위해 우선 전체 공간을 공용 공간과 사적 공간으로 분리했다. 1층에는 거실, 식당, 주방을 배치했고, 2층에는 가족실을 통합해 넓고 기분 좋은 공간감을 주려고 했다. 각 방들 사이에는 복도와 화장실을 두어 사적인 영역은 작지만 독립적일 수 있도록 물리적으로 분리했다.
가장 경제적인 방법으로 아름다움을 낼 수 있으려면 비례감과 공간감, 그리고 빛을 잘 다뤄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전체 매스의 비례감, 특히 창호의 비례, 공간의 높이와 폭의 비례에 많은 공을 들였다.
또 단순한 형태지만 내부의 공간감은 다양하게 하고 싶었다. 공용 공간의 느낌과 개인 공간의 느낌은 천장의 높이와 형태를 통해 다른 공간감을 주고 싶었고, 평면과 단면이 비슷해 보이는 방들은 창의 배치를 달리함으로써 실제로는 다른 분위기를 갖도록 했다. 예를 들어 평면상으로는 비슷한 크기의 1층과 2층의 방들은 천장과 벽의 형태에 따라 완전히 다른 공간감을 주고, 2층의 방 2개는 평면과 단면상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창과 천창의 위치가 달라 다른 공간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4세대, 7명의 가족이 함께 사는 집. 65년만에 처음으로 집을 갖게 된 가족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집. 소박하더라도 마음의 여유가 있는 집. 따뜻한 집. 저렴하지만 기술적으로 완벽한 집. 건축가나 건축주나 욕심내지 않은 집. 동네에 누가 되지 않는 집은 그렇게 완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