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김현경 글 & 자료. 김이홍 아키텍츠
청파언덕집은 서울로 7017을 중심으로 서울역의 동측(회현동 일대)와 서측(서계동, 중림동 일대)를 아우르는 서울역 일대의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진행된 8개의 공공프로젝트 중 하나이다. 거대 도시인 서울 도심에 연면적 150.32㎡의 소규모 앵커시설이 지니는 중요도와 역할에 대한 고민이 담긴 공간이다.
앵커시설 간의 네트워크 및 도시와의 소통
서울로7017과 서울역 인근이라는 지리적 이점으로 많은 방문객들이 도보로 접근 가능하며, 청파언덕을 상징하는 ‘CHEONGPA’라는 문구가 쓰여진 옹벽 바로 위에 인접하여 서울역 등 주변의 원거리에서 인지된다. 야간에는 건물 입면의 경관조명 계획으로 소규모 건축물임에도 서계동의 랜드마크로서의 잠재력을 지니며, 역으로 청파언덕집의 2층 테라스와 3층에서는 남산, 서울역, 광화문 일대의 도심 경관이 한 폭에 담길 경치를 제공할 전망대로 계획돼 쌍방향으로 도시와의 소통을 가능케 하였다.
시간의 켜
청파언덕집은 90도의 모서리가 없는 비정형 건물이다. 협소한 대지 안에서 삐뚤삐뚤한 대지경계선을 수용하며 유기적인 과정을 거쳐 자연스럽게 형성된 결과물이다. 구조체를 온전히 활용할 수 없는 기존 건물에서 진입 계단, 돌담, 바닥기초 등의 기단부와 도로에 면한 정면 벽체만 상징적인 흔적으로 유지하고 새로운 계획이 들어 앉는다.
기존의 물리적 흔적을 슬며시 담은 건물은 스타코 마감의 솔리드 벽체와 유리창으로 구성되며 그 위에 반투명한 골판 폴리카보네이트를 덧대어 새로운 옷을 입혔다. 폴리카보네이트는 벽체와 중첩되기도 하고, 투명한 유리창과 중첩되기도 하며 내부의 모습을 외부로 은은하게 드러낸다.
청파언덕집이 옛 시간과 새 시간이 중첩되는, 도시의 풍경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품어 오래도록 사랑받는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