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현자연 인턴 글 & 자료. 공감 건축사사무소 GONGGAM & KINFOLKS
서울 마포구 창전동의 주택가는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저층 주거지와 아파트 단지가 나뉘어 있다. 사람마다 다른 주거 방식을 선택하겠지만, 건축주는 3대가 같이 살 수 있는 집을 지어 살기로 했다. 3년여간 설계를 진행하면서 만난 다양한 어려움을 헤쳐 나갔고, 현실적이면서도 새로운 유형의 주거유형이 완성되었다.
1층은 근린생활시설로 임대수익을 확보했다. 2층은 부모님 세대, 3~5층은 아들과 손자가 생활하는 공간으로 계획했다. 특히 건축주 가족의 공간은 어린 아들이 성장 과정에 따라 유연하기 구획 및 변형할 수 있도록 벽과 문이 없는 스킵플로어skip floor를 활용했다. 협소한 땅 안에서 가족들의 다양한 요구를 균형 있게 충족하기 위해 노력했다.
건물의 형태는 여느 협소주택과 같은 박스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는 도로 건너편의 아파트와 흡사한 형태이자 법규가 만들어낸 도시의 집들과 같은 모양새다. 단순한 형태에 곡선을 이용해 다소 딱딱해 보이는 집을 부드럽게 만들고 싶었다. 건물의 아치와 정사각형의 창은 어색한 비례로부터 시선을 분산시킨다. 내부의 원형 계단과 보이드void 공간은 이 집의 중심을 잡고 있다. 각 공간을 유연하게, 또는 분리하며 가족 간의 단절을 최소화하고 소리와 냄새로 소통하기를 기대했다.
집이라는 것은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을 다양하게 구성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담아 설계를 진행했다. 공간이 협소해 마당을 갖기 어렵다는 한계는 옥상을 통해 극복했다. 옥상 공간에 마당과 수영장을 계획하여 아이와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주거의 결과물 자체이기 이전에 거주하는 방식으로서의 집을 구상했다. 수직으로 이루어진 동선은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관계를 조직하고 조정하고자 하는 욕망을 충족해 줄 것이다. 동선이 집을, 건축이 도시를 조직적으로 완결하기를 바라며,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유형의 집을 선물하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