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윤정훈 글&자료. 오후건축사사무소
휴식이라는 단어는 익숙하면서도 바쁜 일상 속에서 때로는 생경하게 느껴진다. 용인 ‘휴원’은 차분한 풍경 속에서 복잡한 생각을 잠깐이나마 잊을 수 있는, 마음의 안식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의도에서 시작됐다. 대지 뒤로는 산등성이가 에워싸고 앞으로는 마을의 조각들이 나직이 내려앉아 있다. 새벽이면 낮은 안개가 내려앉고 아침이면 새소리와 물소리가 청량하게 울려 퍼진다.
건축주는 고즈넉하고 조용한 풍경 속 직원들의 교육 및 휴식을 위한 연수원을 계획하고자 했다. 산세에 느슨히 둘러싸여 안정감을 주면서 주변과 자연스레 동화되는 기운을 가진 땅을 보니 그의 의도와 생각이 단번에 이해됐다. 이곳에서 자연의 정취와 천혜의 환경을 온전히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설계를 시작했다.
대지를 감싸는 연속적인 풍경엔 보현산이 있다. 산자락의 흐름을 단절하지 않으며 연수원 내 교육과 힐링, 레크리에이션 기능을 모두 담기 위해 분동 배치를 고려했다. 두 동의 연수동과 스크린 골프장이 있는 휴게동, 캠핑하며 쉴 수 있는 글램핑동, 추운 날에도 야외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썬룸과 관리동까지. 용도별로 구분된 여덟 개의 볼륨은 대지 중앙 마당을 바라보며 나지막하게 둘러앉아 있다.
각 동은 주변 풍경의 수평적 흐름을 담는다. 연속된 돌출 테라스와 처마는 연수동 건물의 수직성을 상쇄시키며, 돌출된 처마와 뒤편으로 물러난 벽면의 색감을 대비시켜 가볍게 부유하는 듯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곡선으로 계획한 처마의 흐름은 연수동에서 휴게동으로 이어지며 뒷산새의 풍경과 같이 대지를 감싸며 하나의 시선으로 연결된다.
크림 화이트 색상으로 마감된 연수동 내부는 아늑한 분위기를 풍긴다. 파노라마 창밖 풍경이 내부까지 스며들도록 오크 무늬목 마감을 부분 적용해 자연의 물성을 연속적으로 느낄 수 있게 했다. 숙박으로도 이용되는 연수동 창 내측에는 목재 덧창이 설치돼 필요에 따라 여닫을 수 있어 외부 시선으로부터 자유롭다. 덧창은 내부에서 바라보는 시원한 풍경과 프라이버시 존중이라는 상충되는 조건을 해소하면서도 한지와 같은 반투명한 마감으로 실내를 은은한 볕으로 채운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길 바랄 때, 우리는 고요한 풍경 속 평온한 휴식을 떠올린다. 이곳 휴원에 머무르는 시간만큼은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을 잠시 멈추고 온전한 휴식을 느끼며 자연과 동화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