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만사, 도시 속 숲의 가치 비추는 <숲, 가게> 전 열어

에디터. 김유영  자료. 도만사 

 

ⓒDomansa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도시 문화 플랫폼 ‘도만사’에서 도시 속 자연의 중요성을 조명하는 <숲, 가게> 전이 열린다. 경관과 도시 환경, 정원을 작업 대상으로 삼아 온 ‘디자인 스튜디오 loci’가 작가로 참여해 자연의 가치를 직면하게 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들은 빠른 성장 속에서 자연의 중요성을 간과해 온 현실에 대한 문제 의식을 내비치면서, <작가의 글>을 통해 “잘려 나간 지형과 물길, 파헤쳐진 숲의 폐허 위에 세워진 도시에서 우리는 행복한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또 “조경 행위의 근본은 잃어버린 숲을 재생하고 그 무한한 가치를 복원하는 것”이라며, “가장 값어치 없어 보이는 숲의 잔해를 통해, 삶의 본질을 되묻기를 희망한다”고 작업 의도를 밝혔다.

 

ⓒDomansa

 

흙과 물, 나뭇가지와 낙엽처럼 익숙해서 사소하게만 여겨졌던 자연물들은 전시장 안에 낯설게 놓이며, 여기서 피어나는 생경함이 자연을 전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 특히 물건을 사고파는 ‘가게’라는 콘셉트를 가져온 전시인 만큼 관람객은 자연이 품은 진정한 ‘값어치’를 절실히 느끼게 될 것이다.

전시는 4월 2일부터 5월 30일까지 약 두 달간 진행된다.

 

전시장 내부 ⓒDomansa
ⓒDomansa

 

성수동에 “숲,가게”가 생겼단다. 뭐지? 지나는 길에 보니 1층에 ‘가게’가 맞다. 뭘 파는 거지? 밖에서 안을 슬쩍 들여다보니, 작은 화원 같기도 하고 한약방처럼 보이기도 하고, 무슨 실험실 같기도 하고 알 수가 없다. 안으로 들어가 보자. 작은 가게다. 양쪽 벽면 선반에는 무슨 종이 봉투들이(뭐가 들었는지 알 수 없다) 즐비하고, 유리병에는 맹물과 흙 같은 것들이 담겨져 있어서 궁금하다. 가운데 긴 테이블이 있고 투명한 테이블 아래에는 낮은 식물들이 심어져 있는데, 이끼 같고 고사리 같은 것들이다. 봄이 오긴 한 모양이다. 테이블 위에 여러 가지 상품들이 전시되고 있는데, 가격표가 붙어 있는 것을 보니, 가게가 맞는 것 같다. 그런데 상품들이 좀 이상하다. 낙엽이나 나뭇가지, 돌, 흙 같은 것들이고 진열 선반에 예쁘게 포장되어 있는 것들도 다 이런 종류다. 

(중략)

우리는 모두 숲에 빚진 자들이다. 오늘날의 거대 도시는 모두 숲을 해치고 건설되었다. 잘려 나간 지형과 물길, 파헤쳐진 숲의 폐허 위에 세워진 도시에서 우리는 행복한가? 도시의 끝에, 저만치 물러선 숲이 자리한다. 조경 행위의 근본은 잃어버린 숲을 재생하는 것이다. 그 무한한 가치를 복원하는 것이다. 가장 값어치 없어 보이는 숲의 잔해를 통해, 삶의 본질을 되묻기를 희망한다.

 

<작가의 글> 중에서

 


전시명.
<숲, 가게>

일시.
2021년 4월 2일(금) ~ 2021년 5월 30일(일)

장소.
서울 성동구 광나루로4길 12, 102호 (도만사)

참여 작가.
디자인 스튜디오 loci

공간 디자인.
디자인 스튜디오 loci

주최.
도만사 Domansa

SNS.
www.instagram.com/DOMANSA_
www.facebook.com/domansa.seoul

홈페이지.
www.domansaseoul.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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