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다채로운 병풍의 세계, ‘조선, 병풍의 나라2’ 展

에디터. 윤정훈  자료.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조선 시대 대표적 인테리어 소품인 ‘병풍’. 바람을 막거나 공간을 구분하는 것이 본래 용도이나 놓이는 공간, 규모 및 수준에 따라 하나의 예술품으로서 높은 가치를 지녀왔다. 넓게 펼쳐진 나무틀에 수놓아진 정교한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치 그 속으로 ‘푹’ 빨려들어갈 것만 같다.
아름답고도 신비한 병풍 너머의 세계로 진입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의 고미술 기획전 ‘조선, 병풍의 나라 2(Beyond Folding Screens 2)’가 그것. 조선 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우리 병풍의 정수를 한층 세련된 방식으로 만나볼 수 있다.  

 

 

용산에 상륙한 50여점의 병풍
2018년 개최된 ‘조선, 병풍의 나라’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두 번째 전시다. 첫 번째 전시가 조선 시대 전통 회화 형식인 ‘병풍’ 자체를 조명했다면, 이번 전시는 조선부터 근대에 제작된 병풍의 미술사적인 가치와 의의를 되새기고자 했다. 이를 위해 15개 기관 및 개인이 소장한 50여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사진 제공=APMA>
<사진 제공=APMA>
<사진 제공=APMA>

 

이토록 다채로운 병풍의 세계
사용 및 제작 주체에 따라 ‘민간 병풍’과 ‘궁중 병풍’으로 나뉘는데, 그 둘의 특징을 비교하는 것이 하나의 감상 포인트. 민간 병풍의 매력은 일상 속 자유분방하고 개성 넘치는 미감과 생생한 이야기에 있다면, 궁중 병풍을 통해서는 조선 왕실의 권위와 품격 그리고 궁중 회화 특유의 장엄하고 섬세한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근대 병풍은 제작 시기를 고려해 별도 전시실에 배치했다.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시대 변화에 따라 변모한 한국 근대 화단의 일면을 병풍이라는 형식 안에서 관람할 수 있다.

 

채용신, ‘장생도10폭병풍’, 비단에 채색, 1921년,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사진 제공=APMA>
‘일월반도도12폭병풍’, 비단에 채색, 19세기, 개인소장 <사진 제공=APMA>
이상범, ‘귀로10폭병풍’, 종이에 수묵, 1937년,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사진 제공=APMA>
‘백수도10폭병풍’, 종이에 채색, 19세기, 가나문화재단 <사진 제공=APMA>

 

방방곡곡 진귀한 병풍을 한 자리에
전시를 놓쳐선 안 될 또 다른 이유는 전국 방방곡곡 흩어진 진귀한 병풍을 한데 모았기 때문. 채용신의 ‘장생도10폭병풍’, 이상범의 ‘귀로10폭병풍’, ‘일월반도도12폭병풍’ 등 이번 전시를 통해 새롭게 공개되는 작품뿐 아니라 보물로 지정된 평양성도8폭병풍(송암미술관)’, 유형문화재 ‘곤여전도8폭병풍(부산박물관)’와 ‘임인진연도10폭병풍(국립국악원) 등의 지정문화재도 만나볼 수 있다.

 

‘평양성도8폭병풍’, 비단에 채색, 18세기 후반, 송암미술관, 보물 <사진 제공=APMA>
‘곤여전도8폭병풍’, 비단에 채색, 18세기, 부산박물관, 부산시 유형문화재 <사진 제공=APMA>

 

한편, 전시장엔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깃들어 있다. 전시 과정 중 발생하는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재사용이 용이한 철제 구조물과 조립식 프레임을 사용해 공간을 연출한 것. 무엇보다 병풍을 더 가까이에서 느끼고 감상하도록 작품과 관람객 간 거리를 좁혔다고. 좁은 스마트폰 화면에서 잠시 벗어나 병풍 속 넓고 깊은 세계에 머물러보는 건 어떨까? 전시는 4월 30일까지. 

 


전시명.
조선, 병풍의 나라 2(Beyond Folding Screens 2)

주최.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일시.
2023년 1월 26일(목) ~ 4월 30일(일)

장소.
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 100 아모레퍼시픽미술관

관람료.
15,000원 

홈페이지.
apma.amorepacific.com

문의.
02-6040-2345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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