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김준성과 조각가 최인수 사유의 대화, ‘감각의 시어’展

에디터. 김지아 자료. 성북구립 최만린미술관

 

건축가 김준성과 조각가 최인수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오는 7월 9일까지 성북구립 최만린미술관에서 열리는 ‘감각의 시어’전이 바로 그것.

 

성북구립 최만린미술관 ©texture on texture

 

성북구립 최만린미술관은 조각가 최만린이 30년간 거주한 정릉 자택을 성북구에서 매입, 리노베이션을 거쳐 공공미술관으로 재탄생했다. 1988년부터 2018년까지 작가의 삶의 터전이자 작품 세계를 만들어 온 작업실이기도 한 이곳은 그 원형을 최대한 간직한 채 지난 2020년 대중에게 공개됐다.

 

성북구립 최만린미술관 2층 아카이브 서가 ©texture on texture

 

이번 전시는 개관 이래 최초로 최만린 작가의 작품이 아닌 타 작가의 작업을 선보이는 자리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건축과 조각이라는 친숙하고도 낯선 두 장르가 서로 관계하고 소통하며 만들어가는 서사를 ‘집’이라는 전시 공간을 통해 보여준다.

건축과 조각은 그 목적과 과정에 있어 차이가 있지만, 본질과 속성을 들여다보면 유사점이 있다. 두 장르 모두 물성과 공간, 신체와 관련된 예술이기 때문이다. 물질이 지니는 존재감과 그것이 환기하는 공간의 분위기, 그리고 몸의 감각과 움직임을 통한 경험은 결국 그 둘이 같은 곳을 향해 있는 예술임을 말해준다.

 

‘감각의 시어’ 전시 전경 ©texture on texture
‘감각의 시어’ 전시 전경 ©texture on texture

 

김준성 건축가는 ‘상상의 빈 공간’을 체감하게 하는 건축을 지향한다. 상상에서 출발해 건축 내부의 요소들로 연결되는 일련의 과정이 공간을 방문한 이의 체험에 자연스레 녹아들어 소통과 대화로 이어지는 것. 그에게는 그것이 곧 건축이다. 작업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기억을 환기시키는 경험처럼 누구에게나 내재되어 있는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감각의 시어’ 전시 전경 ©texture on texture
‘감각의 시어’ 전시 전경 ©texture on texture

 

최인수 조각가는 무의식과 몸의 흔적이 야기하는 움직임에 주목한다. 우리 고유의 예술이 가지고 있는 더 큰 차원의 미, 여백과 기의 조화, 재료 이전의 물성을 그대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의지를 작품으로 구현한다.

두 작가의 지향은 결국 몸의 감각을 통해 소통하는 데 있다. 건축가 유하니 팔라스마는 “우리 시대의 건축은 눈의 망막 예술로 전환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즉 물성이 강조되고, 신체 감각의 지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건축마저도 존재의 경험 대신 이미지로 대체되는 경향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조각 역시 마찬가지다. 현대의 조각은 점차 조형성은 약화되고 시각 중심의 이미지로 전환되어 가는 추세다.

‘감각의 시어’전은 건축과 조각을 둘러싼 근원적인 질문에서 시작해 두 작가의 사유 여정을 펼쳐 보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수반되는 움직임은 관람객을 열린 공간으로 초대한다. ‘집’이라는 공간에서 발생하는 각자 다른 시간과 경험은 작품을 만나는 또 다른 방법이 되어줄 것이다.

 


전시명.
2022 건축×조각 기획전시 ‘감각의 시어’

일시. 
2022년 4월 12일(화) ~ 7월 9일(토)

장소. 
성북구립 최만린미술관 (서울시 성북구 솔샘로7길 23, 별도의 주차공간이 없음)

관람료.
무료

관람시간.
화~토  10:00~18:00(매주 일, 월, 공휴일 휴관)

문의. 
02-6952-5016

공식 홈페이지.
sma.sbcultur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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