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정지연 글 & 자료. 조앤파트너스 건축사사무소
연희동의 남쪽이라고 불리는 연남동은 대중교통과 접근성이 열악해, 상당 기간 조용한 주택가로 자리잡고 있었다. 연희동은 고급 단독주택 위주로 이루어진 반면, 연남동은 오래된 연립 및 다세대주택이 대다수였다. 화교들이 연희동으로 이주하면서 형성된 화교 상권이 2000년대 이후 대중들에게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인근 홍대 상권이 확장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연남동으로 예술가들이 이동하는 경향을 보였다. 2011년 홍대입구역에 공항철도가 개통되고, 경의선 철로를 지하화하면서 그 폐선 대지에 공원이 계획됐다. 그 즈음부터 본격적으로 연남동 상권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연남스퀘어는 경의선 숲길 공원과 동진시장 사이에 위치해 있다. 그 사이를 오가며 불특정 다수의 방문객이 지나쳐간다. 오래된 단독주택, 그 단독주택을 수리해서 이용하는 상가, 새롭게 들어선 건물들이 매우 혼재돼 있다. 구불구불한 연남동 이면도로가 그 혼란스러움을 더한다. 건물은 사람보다 스케일이 크다. 그리고 좁은 골목일수록 그 스케일감은 증대된다.
도로가 좁을수록, 바라보는 건물의 시선이 가까울수록 입체적인 효과도 커진다. 이러한 골목은 서 있는 지점에 따라 건물의 형태가 다변화 한다. 이곳 역시 꺾이는 코너 부분에 위치해 있다.
건물의 남쪽(경의선 숲길 공원)에서 바라보는 사이트는 정면과 우측면이 적나라하게 보이고, 북쪽(동진시장)에서 바라보는 사이트는 주변에 의해 숨겨지게 된다.
이같은 모습은 좁은 골목길이 많은 연남동에서는 흔한 특징이다. 위치에 따라 극단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잘 활용해 건물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