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김태진 자료. 효형출판
건축은 시대의 얼굴이며, 철학은 그 얼굴에 깃든 생각이다. ‘건축으로 미학하기’는 파르테논 신전부터 시애틀 도서관까지, 고대와 현대를 넘나드는 열 개의 건축물을 따라가며 ‘왜’ 그것이 아름답다고 여겨졌는지 묻는다. 건축의 형태와 비례, 재료와 구성은 단순히 기술과 기후의 산물이 아닌, 그 시대 사람들의 세계 인식과 철학적 사유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중심 명제다.
저자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이 건축사 속에서 반복적으로 교차해온 흐름을 짚는다. 르네상스의 질서와 비례가 바로크의 감각과 드라마로 전환되고, 모더니즘의 기능주의가 해체주의로 넘어가는 과정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철학적 감수성의 변화라는 점에서, 건축은 사유의 구조물임을 확인시켜준다.

각 장은 한 건축물과 그에 대응하는 철학적 개념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플라톤적 이상주의가 구현된 파르테논 신전, 아리스토텔레스적 현실주의가 드러난 노트르담 대성당, 그리고 뒤랑, 르 코르뷔지에, 렘 콜하스의 작업 속에서 시대마다 달라지는 ‘아름다움’의 정의를 탐구한다.
같은 건물인데도 당대인과 현대인이 본 일 제수는 다르다. 이유는 간단하다. 여러 차례 설명했듯, 우리는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뇌의 해석을 거친 결과물을 보기 때문이다. 당대인들과 현대인들이 다른 것을 본다는 말은 결국 다른 해석을 한다는 것이다. 뇌는 무엇인가를 관찰하는, 즉 보는 시점까지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해석한다.
-142p (제수 성당 Chiesa del Gesù, Il Gesù)
저자 이상현은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건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각각 받았다. 현재 명지대학교 건축대학에서 건축 및 도시설계를 가르치며, 도시 공간과 인간의 삶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길들이는 건축 길들여진 인간’, ‘건축, 300년’ 등 건축과 사회, 인간의 상호작용을 탐구한 저서를 통해 대중과 학계 모두에서 주목받아 왔으며, 2012년에는 대한건축학회 논문상을 수상했다.
‘건축으로 미학하기’는 건축을 전공하지 않은 독자에게도 열려 있다. 건축을 통해 철학을 사유하고, 미학을 감각이 아닌 해석의 틀로 접근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유용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철학이 건축에 어떻게 말을 거는지, 그리고 우리가 지금 서 있는 도시와 건물들이 어떤 시대의 선택 위에 놓여 있는지 비판적 시선으로 되묻는다.
우리는 지금 어떤 아름다움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가. 이 질문은 건축을 넘어, 시대를 향한 물음이기도 하다.
도서명.
건축으로 미학하기
출판사.
효형출판
저자.
이상현
판형 및 분량.
142×195 mm | 264쪽
정가.
2만 2,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