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윤정훈 글 & 사진. 이병엽, 조세연, 최용준, 임태희, 이현준
브리크가 만든 스페이스 뮤지엄에 다섯 명의 공간 큐레이터를 초대했다. 건축가, 공간 디자이너, 사진가가 추천하는 꼭 한 번 만나 봐야 할, 혹은 죽기 전 다시 한 번 가고 싶은 공간들.
Be Curated
① 시간이 쌓이며 더욱 공고해지는 세계 — 더레퍼런스
② 머물고 싶은 순간 — 리플레이
③ 나에서 시작해, 우리가 투영되는 — TWL
④ 가장 예술적이면서 동시에 대중적인 — 라이카시네마
⑤ 전시와 공간이 함께 짓는 이야기 — 피크닉
⑥ Life Curators
⑦ My Space Museum
투카드 츠풍 폭포 Tukad Cepung Waterfall
이병엽 바이아키텍쳐 소장
발리 투카드 츠풍 폭포Tukad Cepung Waterfall에는 두 개의 폭포가 있는데,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큰 폭포에서는 자연이 주는 밝은 에너지와 위대함을 느낄 수 있다. 내 마음을 강하게 울린 것은 다른 동굴 속에 숨겨진 작은 폭포다. 페터 춤토르가 설계한 브루더 클라우스 필드 채플Bruder Klaus Field Chapel의 원형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유사한 공간감과 영적인 경험을 했다. 그 어떤 건축물보다도 자연이 만들어내는 공간과 현상, 경험이 내겐 가장 큰 영감이 된다. 외에도 발리 탐블링안 정글Tamblingan Jungle,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공간 경험으로 꼽고 싶다.
솔크 연구소 Salk Institute
조세연 NOMAL 소장
루이스 칸이 설계한 솔크 연구소Salk Institute는 건축 자체로 돋보이기보다 배경과 사용자를 잘 담고 있는 그릇과 같다. 새로운 조경이나 어떠한 배경을 제공하기보다는 샌디에이고의 아름다운 하늘과 해안을 그대로 담는다. 온종일 책상에 붙어 연구를 하는 연구원들은 동선을 따라 이동할 때 풍경을 보며 잠시나마 숨을 돌릴 수 있다. 이 건축물을 두세 문장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꼭 방문해 보기를 권한다.
노르딕 파빌리온 Nordic Pavilion
최용준 사진가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열린 첫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만난 노르딕 파빌리온Nordic Pavilion. 북유럽 국가인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를 대표하는 국가관 건물로, 1997년 프리츠커상을 받은 스베레 펜Sverre Fehn이 설계했다. 다른 어떤 설치 작품 또는 공간보다 기억에 남는 곳이다. 건축과 자연, 빛과 구조, 전체와 디테일, 공간이 활용되는 방식까지 어느 하나 아쉬운 부분이 없다.
하우저 앤드 워스 서머싯 Hauser & Wirth Somerset
임태희 임태희디자인스튜디오 대표
영국 ‘하우저 앤드 워스 서머싯Hauser & Wirth Somerset’은 지극히 평범하면서도 비범한 시간을 선사한다. 기차도 자주 서지 않는, 걸어서 한 시간이면 전체를 둘러 볼 정도로 작은 시골 마을에는 갓 짜낸 우유와 풍미 가득한 달걀, 비온 뒤 촉촉한 땅과 하늘 그리고 바람이 있다. 이러한 원초적 순간 가운데 하우저 앤드 워스가 제공하는 예술적 경험이 펼쳐진다. 그 경험은 미술관 내 숙소에서 절정에 달한다. 영감의 대상으로서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는 이곳을 언젠가 다시 한번 마주하고 싶다.
샌프란시스코 San Francisco